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의 수익성 악화가 지속되면서 이랜드리테일이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 물류센터 등 각 부문에 대한 인력 전환 배치에 나서는 한편 기존 강점이 있는 곳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노동조합은 구조조정을 우려하며 고용노동부에 특별 근로감독을 요구하고 나섰다.
28일 이랜드리테일은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의 매출 및 수익성이 뚜렷하게 하락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이 불가피하게 필요한 상황”이라며 “지난달부터 비상경영체제를 유지하면서 사업적으로는 새롭게 채널을 만들기보단 기존에 경쟁력 있는 곳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라고 밝혔다.
이랜드리테일은 먼저 근무시간을 포함한 인력 재배치에 나섰다. 물류센터의 경우 1일 근로시간을 1시간 단축해 7시간 근무토록 하고 교통비 지원과 통근버스를 제공한다. 또한 사전 직무교육과 안전교육을 실시하고 3개월 근무 후 별도 상담을 통해 개인별 고충을 추가로 케어한다는 방침이다.
주차 및 주간보안 지원 분야도 안전관리팀이 현장 위험성 평가를 통해 위험성이 있는 부분은 제외하고 직원들이 쉽게 지원할 수 있는 부분에 한해 진행할 예정이다. 이랜드리테일 관계자는 “회사는 직원설명회와 개인별 면담을 통해 충분히 안내했고 별도로 임시노사협의회를 진행해 노동조합과 충분히 협의했다”며 “지속적으로 매주 1회이상 소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노동조합은 구조조정을 우려하고 있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이랜드노조는 이날 고용노동부 서울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측이 비상 경영을 명분으로 부당한 인사 발령과 직장 내 괴롭힘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사측이 관리직 직원들에게 물류관리 및 상품 택갈이 업무 등을 맡기면서 희망퇴직·휴직을 선택지로 제시하려는 계획이라는 주장이다. 주차·보안 도급업체와 계약을 해지하고 빈자리를 정규직 전환으로 채우려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앞서 이랜드리테일은 코로나19가 확산하던 2020년 8월부터 1년간 부실·적자점포 철수, 온라인 중심의 사업구조설계, 관리직 대상 무급휴가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비상 경영체제로 운영한 바 있다. 이후 정상 운영으로 돌아왔으나 오프라인 업계가 어려움을 겪자 지난달부터 다시 비상 경영체제를 가동하면서 경쟁력 있는 분야에 대한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
예컨대 킴스클럽 ‘델리 바이 애슐리’ 매장은 지난해 7개에서 현재 15개로 1년 만에 2배 이상 늘렸고 NC베이직과 NC픽스 등 핵심점포들의 리뉴얼도 진행 중이다. 아울러 올해 4월 NC 불광점에 이랜드 식음료(F&B) 브랜드 중심으로 15개 브랜드를 입정한 후 ‘푸드 스트리트’를 오픈했다. 반면 뉴코아 인천논현점은 내달 임대 계약이 종료되면 연장하지 않고 문을 닫기로 했다. 동아 수성점과 강북점, NC 경산점 등 세 곳은 자산 유동화를 검토중이다.
이랜드 관계자는 “컨텐츠 강화 및 신규투자로 올해 실적 전환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이랜드리테일은 NC백화점과 뉴코아아울렛, 2001아울렛, 동아백화점 등 전국 40여개 지점을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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