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사전투표를 하루 앞둔 28일 ‘보수 텃밭’인 영남을 훑으며 막판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김 후보는 “방탄 괴물 독재국가를 막으려면 2번을 찍어야 한다”며 “저와 함께 다시 한번 민주화 운동을 시작하자”고 지지를 호소했다.
김 후보는 이날 ‘노동자의 도시’ 경남 창원 유세에서 “삼권분립을 무너뜨리고 방탄 재판을 위해 검사도 탄핵해버린 방탄 괴물 독재를 용서할 수 있느냐”며 “위대한 3·15 민주 정신으로 대한민국이 독재로 가지 못하도록 창원 시민들의 힘으로 반드시 민주주의를 굳건하게 세워 달라”고 말했다. 안전모와 작업복 차림의 김 후보는 젊은 시절 노동운동에 투신했던 이력을 언급하며 “노조가 제대로 잘 돼야 경제가 잘 돌아간다. 파업하고 월급만 올려 달래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재명 때리기’는 부산 유세에서도 이어졌다. 그는 “행정·입법·사법을 똘똘 말아 합쳐서 이재명 개인 권력으로 만들려는 것이야말로 총통제”라며 “여러분들의 손자 자녀들이 방탄 괴물 독재국가에서 살 수 없지 않느냐. 또다시 부마항쟁처럼 힘을 쏟고 피를 흘릴 수 없다”고 역설했다.
현안 해결에 대한 의지를 내비치며 지역 표심 공략에도 박차를 가했다. 김 후보는 “부산·울산·경남을 합쳐 서울·수도권에 맞서는 글로벌 해양 허브 도시가 될 수 있도록 확실하게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또 부울경(PK)과 대구·경북(TK)에 각각 고속철도를 만들어 1시간 내 출퇴근이 가능한 ‘교통 혁신’을 약속했다. 보수의 심장이라 불리는 TK를 방문해서는 ‘박정희 마케팅’에 열을 올렸다. 그는 경북 경산에 위치한 영남대를 찾아 “영남대를 세우신 위대한 대통령 박정희”라며 “하면 된다. 할 수 있다. 해보자 뭉치자. 이기자”라고 외쳤다.
29~30일 이틀간 치러지는 사전투표에 대한 불신을 걷어내는 데도 주력했다. 보수 진영 일각에서 제기되는 부정선거 음모론이 지지층의 투표율 저하로 이어질 경우 선거에 불리하다는 판단에서다. 이날 유세장에서도 일부 지지자들이 ‘구멍 숭숭 사전투표 불안해서 못 살겠다’고 적힌 피켓을 들고 김 후보를 맞았다. 이에 김 후보는 “사전투표 걱정 말고 찍어야 한다. 본 투표 날 아파서 못 가면 우리가 한 표 손해 본다”며 “지금 이길까 말까 하는데 한 표라도 아깝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친윤(친윤석열)계 윤상현 의원의 공동선대위원장 합류를 둘러싼 당 내홍도 수습됐다. 김 후보는 인선에 반발해 선거운동 중단을 선언했던 조경태 의원과 만나 부산 민심 단속을 요청했고, 조 의원도 “대의를 위해 다시 힘을 보태겠다”고 지지에 나섰다. 김 후보와 단일화 문제로 갈등을 겪었던 한덕수 전 국무총리도 “김 후보를 응원하고 지지하는 마음으로 내일(29일) 아침 일찍 가까운 투표소에 가려 한다”며 지원사격에 나섰다. 그는 페이스북을 통해 “지금 대한민국은 이대로 멈춰 서느냐, 앞으로 나아가느냐 갈림길에 서 있다”며 이 후보를 겨냥해서는 “이제는 ‘우리 편에 불리한 판결이 더는 나오지 않도록, 판사 수와 자격 요건을 고쳐버리겠다’는 목소리마저 나왔다. 그런 사고방식은 그 자체로 ‘법치의 적’”이라고 직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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