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관세’ 정책을 두고 대내외적으로 혼란이 커지는 가운데 글로벌 투자 자금이 일본 주식시장으로 향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관세 정책으로 미국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반면 주주환원 확대에 나서는 일본 기업에 대한 상대적 매력이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30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도쿄 증시에서 최근 8주 연속 외국인 투자자들이 일본 주식을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23년 6월 이후 최장 기간 외국인 순매수다. 올해 1~3월 매도 우위를 보였던 외국인 투자자들은 최근 순매수로 돌아섰다. 외국인들은 5월 셋째 주 2850억 엔(20억 달러) 규모의 매수를 보였으며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조치가 나왔던 4월 초 이후 총 순매수 규모는 2조 8600억 엔에 달한다.
글로벌 투자자금이 일본 주식시장으로 몰리는 것은 기업들이 아른바 ‘밸류업’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에서는 금융당국 압박에 따라 기업들이 지배구조 개선을 시도하고 주주환원 확대에 나서고 있다. 그 결과 올해 일본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 규모는 사상 최대 규모에 달한 것으로 분석된다. 노무라증권의 사와다 마키 전략가는 “기 지배구조 개혁은 일본을 매력적인 행선지로 만들고 있다”며 “일본 기업들이 자본 배분 개선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으며 투자자들도 이를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일 무역협정에 대한 기대감도 일본 증시 매력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일본 측 협상 대표인 아카자와 료세이 경제재생상은 워싱턴에서 4차 회담을 진행할 예정이다.
일본 거시경제 지표가 비교적 양호한 가운데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가 곧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호재라는 분석이다. 사와다 전략가는 “물가가 오르고 있지만 임금 또한 매우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며 “투자자들은 국내 소비 증가 가능성을 예상하고 있으며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도 외국인 투자자들의 관심을 더욱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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