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가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 입주한 후 6개월 뒤부터 수도 사용량이 급격히 증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29일 한겨레가 윤 전 대통령 임기 기간 전체의 관저 상수도 요금 고지서를 입수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윤 전 대통령 부부는 관저에 들어온 2022년 11월부터 2023년 6월 7일까지 서울시 수도 검침 기준인 2개월 평균 약 908톤의 물을 사용했다.
2023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성인 1명의 한달 평균 물 사용량은 5톤이다. 대통령 관저에는 상주 인원 약 40명을 포함해 상시 출입하는 인원까지 약 100명이 드나든다. 이런 점을 고려했을 때 당시 대통령실이 두 달 평균 약 908톤의 물을 사용한 것은 일반적인 수준으로 볼 수 있다.
그런데 이 시기 이후 수도 사용량이 급격히 증가했다. 대통령실은 2023년 6월 8일부터 8월 7일까지 두 달간 1622톤의 물을 사용했다. 이전 평균 사용량보다 약 700톤이 급증한 것이다. 윤 전 대통령이 파면돼 퇴거할 때까지 이렇게 늘어난 사용량이 유지됐다. 지속적으로 물을 많이 사용해야만 하는 요인이 새롭게 추가됐을 것으로 짐작된다.
김길복 한국수도경영연구소 소장은 “물을 많이 썼다는 건 반드시 이유가 있다”며 “명확한 정보가 없어 단정할 수는 없지만, 이 시기에 물을 대량으로 사용하는 새로운 시설이 생겼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지난달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과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는 윤 전 대통령이 파면 이후 관저에서 사용한 모든 비용에 대해 정보공개를 청구했으나, 대통령비서실은 ‘정보 부존재’를 이유로 거부했다. 관련 기록은 오는 6월 3일 대통령 선거 이후 대통령기록관으로 이관돼 최소 15년에서 최대 30년간 봉인될 예정이다.
한편 윤 전 대통령 부부는 파면 선고 후 ‘민간인’ 신분으로 관저에 머물던 일주일 동안 228톤이 넘는 물을 사용한 사실이 밝혀진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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