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김건희·채해병 등 3대 특검팀을 이끄는 특별검사들이 특별검사보 인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 수사를 맡은 민중기 특검은 16일 “대통령실에 특검보 8인을 추천했다”고 공지했다. 채해병 수사 방해 의혹을 수사하는 이명현 특검과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 사건을 수사하는 조은석 특검도 특검보 후보를 곧 추천할 계획이다. 특검 후보는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추천했다. 후보 추천 과정에서 배제된 국민의힘은 “특검 인선부터 정치적 편향성이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2일 임명한 세 특검은 20일 동안 특검팀 구성 등 준비를 마친 뒤 내달 초부터 본격 수사에 착수하게 된다. 3대 특검은 진상을 철저히 규명해 엄중하게 처벌함으로써 유사한 일들이 재발되지 않게 해야 한다. 내란 특검은 윤 전 대통령이 누구와 함께 불법적 계엄을 모의하고 행동에 옮겼는지, 계엄을 실행할 때 군에 어떤 지시를 내렸는지 구체적으로 밝혀내야 한다. 김건희 특검은 명태균·건진법사 등과 관련한 공천 및 국정 개입 의혹의 진상을 밝혀내야 할 것이다. 이와 함께 주가조작 의혹, 명품가방 수수 의혹 등 총 16개 혐의를 빈틈 없이 조사해야 한다. 채해병 특검은 채상병 순직을 둘러싼 윤 전 대통령과 대통령실의 수사 외압 의혹을 밝혀내야 할 것이다.
3대 특검은 강도 높고 빠르게 조사하되 수사의 공정성도 지켜야 한다. 세 특검이 정치적 편향성이 짙은 인사들로 채워진다면 특검의 수사 결과에 대한 신뢰가 흔들릴 수 있다. 조 특검은 임명 직후 “사초(史草)를 쓰는 자세로 오로지 수사 논리에 따르겠다”고 말했고, 민 특검은 “객관적으로 사건을 바라보겠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말대로 정치 논리를 배제한 공정한 수사로 진실 규명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세 특검에 파견되는 검사들은 총 120명에 달한다. 경제·안보 복합 위기 극복에 주력해야 할 시기에 대규모 특검이 편파·보복 수사 논란에 휩싸이면 국론 분열을 증폭시킬 수 있다. 세 특검은 정치색을 뺀 인선과 신속한 수사로 환부를 도려내되 ‘정치 편향’ 지적이 나오지 않게 해야 한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