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대한상공회의소 ‘APEC CEO 서밋 2025’ 사무국에 따르면 10월 28일 경주 화랑마을에서 만찬을 시작으로 경제인 행사가 막을 올린다. 이튿날인 29일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의회장이 CEO 서밋 의장으로 환영사를 한 뒤 정상급 인사의 특별 연설과 ‘세계 경제 이슈와 도전’을 주제로한 기조연설이 이어진다. 이후 마지막 날까지 세션별 전문가와 기업인들의 연설과 토의 등이 숨 가쁘게 열린다.
조현상 HS효성 부회장이 의장을 맡은 APEC 기업인자문위원회(ABAC)는 앞서 올해 워킹그룹을 △지역 경제 통합 △지속 가능성 △AI·디지털 △금융·투자 △바이오·헬스케어 등 다섯 개로 구성하고 호주(2월)와 캐나다(4월), 베트남(7월)에서 릴레이 회의를 열며 경주에서 마지막으로 열릴 회의에 맞춘 실천 과제를 도출하고 있다. 예를 들어 AI 확산에 따른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 급증에 대응하기 위한 청정에너지 확산 방안과 AI산업 협력을 저해할 수 있는 디지털세(수익 창출 국가에 납세) 도입 재검토, 스마트헬스 촉진을 위한 규제 개선 등이다. 재계 관계자는 “글로벌 기업인이 모여 만든 공동의 과제는 실제 각국의 정책 수립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고 전했다.
CEO 서밋 주요 세션도 워킹그룹의 주요 의제로 구성됐다. 29일은 지역 경제 통합과 디지털 전환, e커머스, 데이터센터 규제·세제, 디지털 헬스케어 등이 주제다. 30일은 소버린(주권)AI와 미래차, 반도체, 글로벌 공급망, 미래 통화를, 31일은 청정에너지와 탄소 중립 등을 다룬다.
대한상의는 CEO급 700여 명을 포함해 임원과 수행원 등 1700여 명이 경주를 찾을 것으로 전망했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등 각국 정상이 APEC 정상회의 참석을 확정할 경우 참여 기업인은 급증할 수 있다. 이날까지 확정된 참석자 425명 가운데 공개된 CEO급은 제인 프레이저 씨티그룹 CEO와 쇼우지 추 틱톡 CEO 등이고 메타나 마이크로소프트(MS)의 경우 고위 임원이 등록했다. 그러나 주요국 정상들의 일정이 확정되면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와 팀 쿡 애플 CEO,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젠슨 황 엔비디아 CEO 등 빅테크 기업 수장이 대거 몰려들 가능성도 적지 않다. 공식 세션과 별개로 기업인과 각국 정상 간 무수한 만남이 이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성우 대한상의 CEO 서밋 추진본부장은 지난달 말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행사 소개 로드쇼에서 “과거 서밋에서도 수십억 달러의 투자 협약이 체결됐다”며 “정책 결정자와 각국 CEO의 단순한 네트워킹을 넘어 구체적인 파트너십이 이뤄질 수 있다”고 소개했다.
10월 경주가 역대급 세계 리더들의 만남의 장이 될 수 있는 만큼 참석자들의 숙식 같은 편의 지원도 큰 과제로 떠올랐다. 대한상의는 기업인 참석자를 위한 별도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숙소의 경우 경북도와 경주시가 마련하는 숙소 외에 850객실을 보유한 홍콩 크루즈선과 국내 250객실 규모 크루즈선 등 2척을 포항 앞바다에 띄운다. 또 CEO급은 최고급 시설 수요가 많은 만큼 부산 아난티 리조트 객실 900개를 확보했다.
경주 내 양식당이 적은 점을 보완하기 위해 대형 리조트 내 급식 시설에서 조리를 한 뒤 각 숙소로 배달하는 시스템도 구축할 계획이다. KB금융은 푸드트럭 60대를 행사 기간 지원하기로 했다.
APEC 미디어센터(공정률 40%)와 만찬장 등 인프라와 주요 호텔 리모델링 공사 스케줄이 9월까지로 잡힌 점은 걱정거리다. 시일이 촉박해 각종 공사가 중단될 변수에 취약하고 예행 연습도 제한돼서다.
한편 KOTRA는 강경성 사장이 APEC 추진전담반과 함께 경주를 찾아 현장 점검을 했다고 이날 밝혔다. 강 사장은 “APEC 연계 행사를 기반으로 지역 경제 활성화와 무역·투자 진흥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