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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핵폐수 유입 의혹’에…여름철 인천 자영업자 한숨 '푹'

강화서 "평균 치솟는 방사능 측정" 의혹에

자영업자 "예약 크게 줄어…피해 걱정" 울상

불신 이어지자 시료 채취 후 2주간 정밀 분석

원자력안전위원회는 4일 최근 제기되는 북한 평산 우라늄 정련공장 폐수 문제와 관련해 시료 채취를 위해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 전문가들을 강화도 현장에 파견했다고 밝혔다. 이날 시료 채취는 6개 지점에서 이뤄졌으며, 시료는 KINS 분석실로 옮겨져 세슘 및 우라늄과 중금속 오염 여부에 대한 정밀 조사가 이뤄질 예정이다. 연합뉴스




북한 평산 우라늄 정련공장에서 폐수가 방류됐다는 의혹이 확산되는 가운데 인천 강화도 지역 소상공인들이 난항을 겪고 있다. 원자력안전위원회 등 정부 기관은 시료를 채취한 뒤 2주간 심층 조사에 돌입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강화도에서 방사능이 높게 측정됐다는 소문은 여전하기 때문이다.

7일 서울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강화도 지역 자영업자들은 강화도 민머루 해수욕장에서 방사능이 높게 측정됐다는 소문으로 인한 피해를 호소했다. 민머루 해수욕장 인근에서 횟집을 하고 있는 A 씨는 “휴가철을 앞두고 이 시기가 되면 예약 문의가 평일에도 30통 정도는 오는데 (소문이 퍼진 후) 3일 동안 절반 이상 줄었다”면서 “안 그래도 물가가 올라서 손님이 줄고 있는데 걱정이 태산이다”라고 밝혔다.

소문이 해소되더라도 부정적인 이미지가 이어질 것을 염려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숙박업체를 운영 중인 B 씨는 “이런 소문이 돌기 시작하면 쉽게 사라지진 않으니 자영업자 입장에서 힘들 수밖에 없다”면서 “전화로 예약 받을 때 ‘핵 폐수 얘기 있던데 진짜인가요’라고 묻던 손님이 정말 있긴 했다. 7월 말 본격적인 휴가철이 시작될 때 어떤 피해가 올지 걱정된다”고 전했다.

앞서 북한 평산 우라늄 정련공장에서 방사능에 오염된 폐수가 예성강을 따라 흘러 서해로 유입됐다는 의혹이 북한전문매체 데일리 NK를 통해 제기됐다. 우라늄 처리 과정에서 슬러지(고형 폐기물)가 급증한 나머지 북한 당국이 이를 전부 처리하지 못하고 예성강과 연결된 소하천에 방류했다는 것이다.

서해가 방사성 물질로 오염됐다는 주장에 온라인 커뮤니티는 발칵 뒤집어졌다. 유튜브에서는 해당 의혹을 다룬 동영상이 누적 조회수 154만 회를 기록했다. 디시인사이드 등 일부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예성강 하구와 가까운 민머루 해수욕장에서 휴대용 방사능 측정기로 방사능 오염 여부를 살펴보자 시간당 0.87μSv(마이크로시버트)가 측정됐다는 의혹이 퍼지기도 했다. 이 수치는 자연 상태(시간당 0.1~0.3μSv)를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이에 방사능 감시를 맡고 있는 원안위는 이달 1일 보도자료를 내고 “국내 설치된 환경방사선 자동감시망을 통해 공간 방사선 준위를 분석한 결과 현재 전국 모든 지역에서 정상 준위를 나타내고 있다”면서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 현장조사반을 파견하여 직접 측정한 결과 시간당 0.2μSv 이내로 정상 범위에 있음을 확인했다”며 의혹을 공식 부인했다. 통일부도 “우라늄 공장 등 북한 핵 활동 동향을 관계 기관과 함께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면서 “현재까지 주기적으로 서해 방사능 수치를 점검한 결과 유의미한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실제로 7일 원안위에서 관리 중인 국가 환경 방사선 자동 감시망을 보면 강화도 소재 강화북성 지역에서는 0.14μSv 수준의 방사선이 측정된 것으로 나와 있다. 인천에서 가장 높은 방사선이 측정된 지역은 을왕으로, 이곳도 방사선 계측값이 0.21μSv로 유지돼 자연 상태를 벗어나지 않았다.

다만 불신의 목소리는 쉽게 잠잠해지지 않는 상황이다. 정부 기관 발표를 믿지 못한다면서 직접 방사능을 측정하려는 사람들도 끊이지 않고 있다. 휴대용 방사능 측정기 대여업체 관계자는 “방사능 측정기는 주력 상품이 아니라 일주일에 문의가 3건뿐이었는데, 최근 들어 하루에 3건 넘게 문의가 쏟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정부는 부랴부랴 심층 조사에 나섰다. 원안위·해양수산부·환경부 등 유관 기관은 이달 4일부터 강화도와 한강하구 등 10개 지점에 대해 우라늄·세슘 등 방사성 물질과 중금속 오염 여부를 조사하기로 했다. 이번 실태조사는 약 2주 간의 분석 과정을 거쳐 투명하게 결과가 공개될 방침이다.

인천 을왕리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C 씨는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논란이 있었을 때도 손님들에게 ‘회 먹기 걱정된다’는 반응을 들었는데 비슷한 괴담이 또 들리니 불안하다”면서 “자영업자들은 일주일만 손님이 줄어들어도 타격이 크기 때문에 정부에서 서둘러 정확한 결과를 공개해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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