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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속 스캔으로 수십개 표적 동시 포착…중동 뚫은 'K레이다'

■한화시스템 용인종합연구소 가보니

무인기·전투기·장사정포 등 위협 대응

다중표적추적·전자전 대응능력 향상

중동 긴장 고조 속 UAE 첫 인도 앞둬

국내 유일 첨단 다기능레이다 국산화

핵심 부품도 개발…조기 전력화 기여

AI 접목해 차세대 방공체계 개발 도전





7일 방문한 경기도 용인 소재의 한화시스템(272210) 용인종합연구소. 천궁-Ⅱ 다기능레이다 시험장 내 모니터 화면에 수도권을 향해 날아오는 수십 개 표적이 하나하나의 점 형태로 동시에 포착됐다. 건물 밖에 자리잡은 2층 높이의 직사각형 안테나가 빠른 속도로 360도 회전하더니 가상의 적 동태를 곧바로 탐지한 것이다.

방공 체계의 눈에 해당하는 레이다는 안테나를 통해 표적을 향해 전자파를 송신하고 표적에 부딪혀 반사된 신호를 수신해 물체의 움직임·거리·각도·속도·방향 등 정보를 측정한다. 한화시스템 다기능레이다는 100만분의 1초(1마이크로초) 단위로 정보를 처리해 모든 방향에서 접근하는 적을 식별할 수 있다. 전투 시뮬레이션임에도 날로 고도화하는 현대전에 적시 대응할 수 있는 레이다 기술의 중요성을 실감할 수 있는 순간이었다. 정태환 한화시스템 전문연구원은 “임무와 목적에 따른 다양한 레이다 라인업을 보유하고 있어 무인기부터 미사일·전투기·장사정포에 이르기까지 다변화되는 위협 양상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경쟁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이란 전쟁 등 국제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한화시스템은 올 하반기 아랍에미리트(UAE)로 첨단 레이다 제품의 첫 인도를 앞두고 있다. 앞서 천궁-II 수출형 다기능레이다를 UAE, 사우디아라비아에 11억 달러(약 1조 5100억 원), 8억 6680만 달러씩 수출하는 계약을 맺은 바 있다. 이 기술에는 성능 개량형 능동위상배열(AESA) 레이다도 적용돼 있어 △다중표적추적 △저고도·저속 표적대응 △전자전 대응능력 향상 등 성능이 향상됐다.

한화시스템은 약 30년간 레이다를 개발한 경험을 바탕으로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세계적인 수준의 최첨단 다기능레이다를 국산화하는 데 성공했다. AESA 레이다의 경우 한국을 비롯해 미국·이스라엘·일본 등 세계 12개국만 보유한 기술이다. 특히 한화시스템은 레이다 핵심 부품도 직접 개발했다. 송수신조립체(TRA)는 레이다 안테나를 구성하는 최소 단위인 송수신블록(TRM) 여러 개를 통합한 것으로 지상·공중·해상 등 다양한 플랫폼에 쉽게 탑재할 수 있다. AESA 레이다에서는 수백 개에서 수만 개에 이르는 TRB가 각각 독립적으로 작동한다. TRB의 원활한 운용을 위해 가장 중요한 부분이 발열 관리인데 각 모듈에 냉각 기술이 적용돼 있어 척박한 중동 환경에서도 레이다가 문제없이 작동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화시스템 용인종합연구소에 독자 개발된 레이다 핵심 부품인 송수신조립체(TRA)가 놓여 있다. 사진제공=한화시스템


홍윤석 한화시스템 레이다연구소장은 “플랫폼별 레이다 송수신 블록 모듈화 개발을 완료했으며 주파수 밴드별 제품 라인업도 확보했다”며 “해당 기술은 향후 개발될 AESA 레이다에 유연하게 확장 적용이 가능한 만큼 가격 경쟁력 확보는 물론 개발 기간 단축을 통해 조기 전력화에 기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용인종합연구소에는 중거리용 레이다 외에 장거리 지대공 유도무기(L-SAM)용 다기능 레이다, 한국형 전투기(KF-21)에 탑재되는 AESA 레이다, 함정용 레이다 등 다양한 레이다 기술별로 시험장이 들어서 있다. 개발 인력 중 65%가 전문 석박사로 구성돼 세계적 수준의 첨단 레이다 핵심 기술 확보에 역량을 집중하는 레이다 연구개발(R&D)의 산실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한국이 최초 독자 개발한 KF-21에 적용되는 레이다 시험도 치밀하게 진행 중이었다. 지상에서 공중을 탐지하는 일반적인 레이다와 달리 레이다가 전투기에 실린 채 작동해야 하는 만큼 고도의 정확성이 요구된다. 이 때문에 시험장에서는 초음속으로 움직이는 상황을 가정해 지상 환경에서 레이다 성능이 정상적으로 발휘되는지 확인하는 테스트도 이뤄졌다. KF-21이 내년 군 부대에 배치되기에 앞서 완벽한 레이다 기술을 구현하겠다는 강한 의지가 엿보였다.

한화시스템 용인종합연구소에서 연구원들이 다기능레이다 성능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제공=한화시스템


한화시스템은 이 같은 첨단 레이다 기술을 앞세워 차세대 방공 체계 개발에 도전한다.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 작전센터(KAMDOC), 중앙방공통제소(MCRC), 방공지휘통제경보(C2A) 등 지휘통제시스템 개발 경험을 발판으로 대공방어체계 내 교전통제시스템 체계 개발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방공 체계에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해 실시간으로 위협을 분석하고 최적의 요격체계를 선택할 수 있도록 더욱 유연하고 효과적인 다층 방어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한화시스템 관계자는 “자사 교전통제시스템은 천궁-I, 천궁-II, L-SAM뿐만 아니라 다양한 방공 자산과 연계 가능한 통합 방공 작전개념을 적용할 수 있어 더욱 효과적인 다층 방어 체계를 구축할 수 있다”면서 “방공망 전반을 아우르는 지휘통제체계·탐지체계 및 타격체계와 연동해 실시간으로 위협을 분석하고 최적의 요격체계를 선택할 수 있어 유연한 통합 운용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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