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웍스의 월 매출은 10년 만에 6만 6000배 이상 늘었습니다.”
경성민 네이버클라우드 클라우드 제품 전략 이사는 9일 일본 오사카 한 호텔에서 열린 ‘라인웍스 일본 출시 10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라인웍스 출시 첫 달 매출은 1만 9672엔이었지만 현재 한달 매출이 13억 엔 수준”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경 이사는 “현지 이용자의 요구 사항을 빠르게 반영하며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전했다.
네이버 계열사 웍스모바일 재팬(현 라인웍스)은 2016년 업무용 협업툴 라인웍스를 일본에 출시했다. 라인웍스는 일본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후지키메라에 따르면 라인웍스는 2017년 이후 7년 연속 유료 업무용 메신저 시장 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다. 2023년 기준 점유율은 41%다. 이용자 수는 올해 1월 기준 580만 명으로 2년 새 130만 명이 늘었다. 글로벌 고객사 수는 59만 개에 달한다.
네이버클라우드는 라인웍스의 성공을 위해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펼쳤다. 사무직 보다 현장 근로자가 많은 일본 산업 구조를 고려해 누구나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직관적인 UX/UI를 만들었다. IT 서비스 활용이 익숙하지 않더라도 라인웍스를 통해 생산성을 높일 수 있게 된 것이다. 일본 국민 메신저로 자리 잡은 라인과 제휴를 통해 ‘라인웍스’로 리브랜딩하며 인지도를 끌어올렸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이용자의 피드백을 반영해 신속한 업데이트를 이어가며 편의성을 높였다. 서비스 초기에는 기획부터 개발까지 2개월, QA 및 배포 1개월의 주기로 업데이트를 진행했고, 한 번 배포할 때 마다 약 200여 개의 개선 항목을 반영했다. 이는 다른 글로벌 기업에게는 기대하기 힘든 수준으로 평가된다. 네이버클라우드 관계자는 “고객의 세세한 요구사항을 빠르게 수용하는 유연함이 라인웍스의 성장 동력이 됐다”고 설명했다.
고객사들의 호평이 이어지며 라인웍스는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고객사들은 라인웍스 도입 효과로 업무 생산성 향상을 꼽고 있다. 메신저 기반의 실시간 소통으로 서비스 장애나 업무 지연 발생시 즉각 상황을 공유해 대응할 수 있다. 물류·운송 분야에서 현장의 위치, 사진, 상·하차 상황 등을 실시간으로 전해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네이버클라우드에 따르면 고객사는 라인웍스를 도입해 보고서 작성 시간을 75% 감축하고 식품 로스를 20% 줄였다. 전화 팩스 대신 채팅 도입으로 업무시간 가운데 10% 가량을 단축했다.
네이버클라우드는 라인웍스를 AI 기반의 업무 플랫폼으로 고도화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AI 음성기록관리 서비스 ‘Ai노트’를 선보이고 이를 라인웍스와 연동했다. Ai노트는 일본에서 개인 이용자만 100만 명을 돌파할 정도로 주목을 받으며 올해 4월에 유료 요금제도 내놨다. 올해 2월 스마트폰을 무전기처럼 활용해 문자와 음성을 실시간으로 자유롭게 전환할 수 있는 ‘롸저’도 출시했다. 롸저는 사무실과 현장 사이 직원의 커뮤니케이션을 지원한다. 예를 들어 손을 사용하기가 쉽지 않은 공사현장에 있는 직원이 한 말이 변환돼 사무실 직원은 문자로 볼 수 있다. 이 밖에 AI 콜 응답 서비스 ‘Ai콜’, AI 분석 클라우드 카메라 ‘비전’, 이미지 인식 기반 문서처리 기능 ‘OCR’ 등 다양한 AI 서비스가 현장 자동화와 효율화에 기여하며 호응을 얻고 있다.
네이버클라우드는 라인웍스를 ‘일하는 사람을 위한 AI 툴’로 자리매김시키겠다는 전략이다. 이메일, 캘린더 등 반복적이고 패턴화된 업무를 AI가 자동 분석·처리하는 ‘AI 에이전트’를 비롯해 업무 효율성을 높일 AI 기능들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는 “라인웍스의 생존을 위해 생성형 AI를 도입하는 것은 필수적이다”이라며 “변신에 성공하면 금융권이나 미국 유럽에서도 경쟁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마오카 타케시 라인웍스 코퍼레이션 대표는 “신기술을 기반으로 현장 근로자의 아날로그 업무를 디지털화하는데 주력하고 이를 위한 다양한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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