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체줄기세포 전문 바이오기업 네이처셀(007390)이 퇴행성관절염 줄기세포치료제 '조인트스템(JointStem)'을 미국 내에서 생산하고 판매하기 위한 시설 구축에 4000억 원 이상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의약품에 향후 1년에서 1년 반 뒤 200%의 관세를 예고한 가운데 미국 내 생산으로 리스크를 피하기 위한 조치다.
라정찬(사진) 네이처셀 회장은 9일(현지 시간) 워싱턴DC 인근 애넌데일에서 특파원 간담회를 열고 “미국 메릴랜드주에 5년간 3억 달러(약 4125억 원)를 투자해 줄기세포치료제 연구 및 생산 시설인 '바이오스타 스템셀 캠퍼스(BIOSTAR Stemcell Campus)'를 조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조인트스템은 비수술적 방식의 주사제로, 환자 본인의 줄기세포를 활용해 손상된 무릎 연골을 재생시키는 세포치료제다.
라 회장은 이번 투자의 배경에 대해 미 식품의약국(FDA)로부터 조인트스템의 최종 승인을 받을 가능성이 커진 점을 들었다. 네이처셀은 FDA로부터 최종승인을 받기 전 단계인 3가지 주요 프로그램에 대한 승인을 모두 받은 상태다. 우선 지난해 10월 한국에서 실시한 3상 임상시험 및 각 임상시험의 장기 추적 관찰 결과를 제출해 조인트스템을 '첨단재생의료치료제(RMAT)'로 지정받았고, 올해 3월에는 '혁신치료제'(BT) 지정도 획득했다. 또 지난달에는 FDA의 조인트스템에 '동정적 사용 프로그램(EAP)' 승인도 받았다. EAP는 최종 승인을 받지 않은 치료제를 생명이 위중하거나 치료 대안이 없는 환자에게 긴급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제도다. 라 회장은 "3개 프로그램 승인을 모두 획득한 건 세계 세포치료제 역사상 전례가 없는 성과"라며 "특히 한국의 토종 혁신 신약으로 개발 중인 치료제가 FDA의 3대 개발 가속 승인 프로그램 모두에서 인정받은 사례는 처음"이라고 말했다.
네이처셀은 미국 내에서 EAP를 진행하면서 올해 말이나 내년 초 FDA에 승인을 위한 마지막 단계인 3상 임상시험을 신청할 계획이다. 이후 시험에 착수할 수 있다는 승인을 받은 뒤 2027년까지 마무리한 후 2028년에는 최종 승인을 받을 계획이다. 회사 측은 “내년 상반기께 FDA로부터 '가속 승인'을 받는다면 3상 임상시험을 진행하는 동안 조인트스템을 미국 내에서 판매할 기회가 열린다”며 “가속 승인을 받을 가능성을 매우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