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로 촉발된 인공지능(AI) 투자 열풍이 월가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 대표적인 AI 수혜주로 꼽히는 미국 데이터베이스 소프트웨어 기업 오라클의 창업자 래리 엘리슨 회장이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를 제치고 세계 부자 순위 2위에 올라섰다.
15일(현지시간)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에 따르면 엘리슨 회장의 자산은 약 2510억달러(한화 약 348조원)로 집계됐다. 이는 하루 만에 20억 달러 넘게 증가한 수치로 같은 날 2489억달러(한화 약 346조원)로 집계된 저커버그 CEO의 자산을 앞질렀다.
엘리슨 회장의 자산 대부분은 오라클 주식과 옵션으로 구성돼 있다. 오라클 주가는 지난밤 뉴욕증시에서 2.7%(16일 기준) 급등 마감했다. 미국 정부가 엔비디아와 AMD의 AI 반도체 수출을 중국에 일부 허용한다는 소식이 전해진 영향이다. 이로 인해 AI 인프라 수요가 확대될 것이란 기대가 주가를 밀어올렸다.
오라클 주가는 챗GPT가 공개된 2022년 11월 이후 약 3배 상승했다. 최근 3개월 사이에는 70%가 넘는 상승률을 기록했다.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실적과 함께 오픈AI를 포함해 기업 고객들과 잇따라 발표된 클라우드 인프라 계약이 주가 상승에 불을 붙였다.
사프라 카츠 오라클 CEO는 실적 발표 자리에서 "2026회계연도는 더 나아질 것"이라고 자신하기도 했다.
오라클은 올해 초 발표된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의 수혜주이기도 하다.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는 오라클과 오픈AI와 소프트뱅크 등이 추진하는 초대형 AI 인프라 구축 계획으로, 오라클은 이 프로젝트의 핵심 클라우드 인프라 공급자로 참여한다.
이번 AI 붐은 부자 순위도 바꿔놓고 있다. 최근 엔비디아의 주가 급등으로 젠슨 황 CEO도 자산이 급증,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을 제치고 세계 부자 순위 9위에 올라섰다.
한편 세계 1위 부호는 여전히 테슬라와 스페이스X를 이끄는 일론 머스크 CEO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그의 순자산은 3578억달러(한화 약 495조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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