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고채 금리가 장기물 위주로 상승세다. 미국발 관세 정책에 따라 미국과 일본 등 주요국 금리가 오르면서 우리 국고채 금리도 동조화 현상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2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18일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2.873%를 기록했다. 10년물 금리는 이달 들어 6.8bp(1bp는 0.01%포인트) 상승했다. 18일에는 저가 매수세로 금리가 하락했지만, 17일에는 2.905%를 기록해 3%에 육박했다.
하반기 들어 기준 금리 인하 기대감이 상반기 대비 후퇴하면서 국고채 금리가 대체로 오르고 있지만, 장기물의 상승 폭이 단기물에 비해 두드러진다. 국고채 3년물과의 금리차는 같은 기간 33.0bp에서 39.9bp로 확대됐다. 17일에는 42.6bp까지 벌어졌다.
외국인 투자자의 10년 국채 선물 매도세도 장기물 금리 상승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달 들어 외국인 투자자는 2만 2529계약 순매도했다.
증권가는 이 같은 상승 배경으로 먼저 미국과 일본 등 주요국 금리 움직임에 대한 동조화를 꼽는다. 최근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발 관세 영향이 물가에 반영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이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다.
6월 미국의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예상치를 밑도는 것으로 발표됐지만 자동차를 제외한 의류와 가구, 가전 제품, 오락 용품 등 대부분의 상품 항목의 물가가 전월 대비 상승률이 가속했다. 이들 제품은 대표적인 내구재 상품으로 중국산 수입품의 비중이 작지 않다.
이 같은 인플레이션 경계심에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17일(현지시간) 기준 4.453%로, 전월 말 대비 22.4bp 상승했다. 초장기물인 30년물 금리는 5.009%를 기록하며 5%를 넘어서기까지 했다. 여기에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해임설도 장기 국채 금리를 올렸다. 일본도 20일 참의원(상원) 선거를 앞두고 여당의 과반 확보가 어려울 수 있다는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장기물 금리가 오르고 있다.
이와 함께 증권가는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불확실성이 장기물 금리 상승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분석했다. 2026년도 예산안과 관련해 채권 시장이 가장 주목하는 부분은 적자 국채의 발행 규모다. 내년 만기가 도래하는 100조 5000억 원에 2025년 예산안 기준 국채 발행 증가분 78조 3000억 원 등을 더하면 2026년 국채 발행 규모는 약 235조 4000억 원이 될 것으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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