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지수가 지난주 3200선 안착에 실패하면서 다소 주춤한 모습을 보였다. 이번주 국내 증시는 국내외 주요 기업의 2분기 실적과 미국의 관세 협상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18일 코스피는 전주 대비 12.3포인트(0.39%) 오른 3188.07에 장을 마쳤다. 15일에는 4년여 만에 3200선을 회복했지만 이후 개인 투자자들의 차익 실현 매도세가 커지면서 보합으로 한 주를 마감했다. 수급 주체별로 보면 같은 기간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444억 원, 814억 원을 순매수했지만 개인은 2945억 원을 순매도했다.
코스피는 그간 새 정부의 정책 기대감으로 오름세를 이어 왔지만 다음달 1일부터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가 시행됨에 따라 시장의 민감도가 올라갈 가능성이 제기된다. 아울러 기업들의 실적 전망치 결과에 따라 주가도 변동성에 유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대신증권 리서치센터는 “코스피는 3200선 돌파 이후 상승 탄력이 약화됐다”며 “2분기 실적 시즌을 앞두고 기대감과 경계 심리가 혼재돼 증시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고 짚었다.
국내 기업들의 2분기 어닝 시즌은 이번주부터 본격화한다. 23일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 24일 SK하이닉스(000660)·KB금융(105560)·현대차(005380) 등 대형주의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다. 대외 환경의 불확실성이 남아있는 가운데 기업들의 이익 모멘텀이 둔화한다면 주가 상승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변준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는 수출 기업을 중심으로 다소 부진한 흐름이 예상된다”며 “기업들 주가가 상당히 오른 상황에서 어닝 시즌을 맞이하는 만큼 시장에 더욱 민감하게 반영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우려도 시장에 압박감을 주고 있다. 지난주 발표된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시장 예상치에 벗어나지 않았지만 전월 대비 물가 압력이 커졌다는 평가다. 이 같은 관세발 물가 상승과 미국 국채금리 상승이 맞물리면서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도 더욱 늦춰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국내 증시의 풍부한 대기 자금은 추가 랠리 요인으로 꼽힌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달 8일 미국이 한국에 25% 상호 관세 부과 서한을 보냈음에도 코스피는 1.8% 상승 마감한 바 있다”며 “여전히 매수 대기 자금이 많은 상황이기 때문에 주가가 크게 오른 업종 중 실적 모멘텀이 유지되는 종목을 중심으로 옥석 가리기가 진행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나 연구원은 이번주 코스피 예상 밴드를 3000~3250포인트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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