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의 헤비메탈 대부 '어둠의 왕자' 오지 오스본이 하늘나라로 떠났다. 향년 76세.
22일(현지시간) AP통신, BBC방송 등 외신에 따르면 오지 오스본의 유족은 성명을 통해 "오스본이 이날 아침 잉글랜드 버밍엄에서 사망했다"며 "오지는 가족과 함께 있었고, 사랑에 둘러싸여 있었다"고 밝혔다.
구체적 사인은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오스본은 최근 몇 년 동안 여러 차례 입원한 적 있으며 2020년엔 파킨슨병을 투병 중이라고 발표했었다. 유족은 "이 시기 가족의 사생활을 존중해 주시길 모든 분께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오스본은 잉글랜드 버밍엄 출신으로 1960년대 후반 헤비메탈 시조 격인 '블랙 사바스' 보컬리스트로 활동했다. 독보적인 목소리와 파격적인 행동으로 초기 헤비메탈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무대에서 박쥐 머리를 물어뜯는 퍼포먼스로도 유명하다. AP는 블랙 사바스의 자작 데뷔 앨범을 두고 "헤비메탈의 빅뱅"이라고 비유했다.
1970년 발매한 두 번째 음반 'Paranoid'는 영국에서 차트 1위를 차지, 미국에선 12위를 기록했다. 2017년 롤링스톤이 선정한 역대 최고의 메탈 음반으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하지만 오스본은 1979년 마약과 알코올 중독 문제로 블랙 사바스에서 퇴출됐다. 이후 성공적인 솔로 아티스트로 재기하는 데 성공한다. 오스본은 솔로 아티스트로서 ‘크레이지 트레인’, ‘굿바이 투 로맨스’, ‘플라잉 하이 어게인’, ‘유 켄트 킬 로큰롤’ 등 팬들에게 영원히 사랑받는 곡들을 탄생시켰다. 그는 ‘미스터 크로울리’가 수록된 데뷔 앨범 ‘블리저드오브오즈’를 포함해 2022년까지 모두 13장의 스튜디오 앨범과 5장의 라이브 앨범을 발표했다.
또한 미국 케이블 채널 MTV를 통해 방영된 리얼리티쇼 '오스본 가문'으로 2002년 에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는 2005년과 2006년 블랙 사바스 멤버 자격으로 각각 ‘영국 음악 명예의 전당’과 미국 ‘로큰롤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렸다. 2024년에는 솔로 가수로서 명예의 전당에 입성했다.
2014년엔 서울에서 내한 공연을 하기도 했다. 불과 20일 전인 지난 4일 그는 영국 버밍엄 빌라파크에서 고별 공연을 했다. 이날 그는 무대 중앙에 마련된 검은색 왕좌에 앉은 채 노래를 불렀다. 고별 공연에선 블랙 사바스 원년 멤버 전원이 20년 만에 무대에 오르기도 했다.
오스본은 당시 공연 전 인터뷰에서 “오늘은 공연으로서는 작별 인사”라며 “이보다 더 멋지게 떠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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