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20일 인천 송도에서 아버지가 사제 총기로 아들을 살해한 사건과 관련해 이번에는 피의자 A씨의 전처 B씨로부터 “피의자는 열등감과 자격지심이 없는 사람인데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 나왔다. 유족 측은 전날에도 "피의자(아버지)는 참작할 만한 그 어떤 범행 동기도 있을 수 없다"며 온라인상에서 확산하고 있는 각종 루머에 대한 피해를 호소했다.
유족 측은 23일 입장문을 통해 피의자 A씨의 범행 동기로 열등감과 자격지심이 거론되는 데 대해 "피의자와 같이 살아본 경험으로 피의자는 열등감과 자격지심이 없는 사람"이라며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이 충만했다"고 전했다. 이 입장문은 내용으로 미뤄볼 때 피의자 A씨의 전처 B씨(60대·여)가 작성한 것으로 보인다.
B씨는 입장문에서 "피의자를 위해 몇 번 사업을 할 수 있도록 가게를 열어주는 등 지원했다"며 "번번이 실패했으나, 책임을 묻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이혼 후에도 피의자에게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았고, 이는 자식의 아버지이기 때문이었다"며 "피해자 역시 평소 연락도 자주 하며 아버지를 챙겼다. 가정과 사회에서 최선을 다하던 피해자를 왜 살해한 것인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사건과 관련된 내용은 경찰에 모두 진술할 예정"이라며 "더 이상의 추측성 보도는 하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전날 피해자인 아들 C씨(33) 아내이자 피의자의 며느리 D씨도 언론에 입장문을 배포해 "피의자가 '이혼에 의한 가정불화'로 이 사건 범행을 저질렀다는 것은 전혀 근거 없는 주장에 불과하다"라고 호소했다. 며느리 D씨는 "이 사건은 피의자가 주도면밀하게 계획하고 아무런 잘못이 없는 피해자를 가족들이 보는 앞에서 무참히 살해한 사건이다"라고 정의했다.
이어 "피의자는 아이들을 피신시키고 숨어있던 며느리가 잠시 피해자를 구조하기 위해 방 밖으로 나올 때, 총기를 다시 재정비하며 며느리에게 소리를 지르며 추격했다"면서 "며느리가 다시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아이들이 숨어있는 방문을 잠그자 여러 차례 개문을 시도하며 나오라고 위협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즉 피의자는 피해자 뿐만 아니라 그 자리에 있던 모두를 대상으로 무차별적인 살인을 계획하고 이를 실행했지만 총기의 문제로 미수에 그친 것으로 판단된다는 게 D씨의 설명이다.
다음은 피해자 전처 B씨의 입장문 전문.
피의자와 과거에 함께 살아본 경험으로 말씀드리지만, 피의자는 열등감과 자격지심이 하나도 없는 사람입니다.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이 충만했던 사람입니다.
그리고 저는 피의자를 위해 몇 번 사업을 할 수 있도록 가게를 얻어주는 등 지원하기도 했습니다. 번번이 실패하였으나, 이에 대해 어떤 책임을 추궁한 적도 없습니다.
피의자는 대학원에 가고 싶다고도 해서 제가 대학원 비용도 지원해 주었습니다. 그러나 1년 정도 다니다가 코로나로 인해 수업이 진행이 안 되어 더 이상 공부를 안 하겠다고 했습니다. 이처럼 저는 피의자와 이혼 후에도 피의자에게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았고, 이는 저희 자식들의 아버지이기 때문이었습니다.
피해자는 아이들에게 존경받는 부모가 되고 싶다고 하면서, 이를 위해 스스로 부모에게 잘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아버지인 피의자의 생일도 직접 챙겨주고 평소 연락도 자주 하며 아버지를 챙겼습니다. 사업적으로도 피해자는 매일 늦은 시간까지 누구보다 열심히 노력하였습니다. 이처럼 가정과 사회에서 최선을 다하던 피해자를 왜 살해한 것인지 도무지 이해되지 않습니다.
사건과 관련된 내용은 경찰에 모두 진술할 예정입니다. 제발 부탁드리는데 더 이상의 추측성 보도는 하지 말아주세요. 손자와 손녀가 읽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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