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편의점 업계의 양강인 CU와 GS25가 서울 여의도 더현대서울에서 맞붙는다. 대결 종목은 ‘팝업스토어’다. 두 편의점 모두 8월 초까지 팝업을 운영하며 편의점 너머 고객 확보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먼저 CU가 25일부터 문을 연 팝업은 ‘축구팬’을 겨냥하고 있다. CU는 한국프로축구연맹(K리그), 월트디즈니코리아, 현대백화점과 함께 ‘K리그-주토피아 팝업스토어’를 다음 달 6일까지 더현대서울 지하 1층에서 운영한다.
이번 팝업은 디즈니 애니메이션 영화인 ‘주토피아’의 주인공들이 K리그 원정 여행을 떠나는 콘셉트로 조성됐다. K리그가 디즈니코리아와 협업하고 여기에 CU, 현대백화점 등 유통회사가 참여하면서 이뤄졌다. CU는 이번 팝업에서 단독 굿즈를 선보이고 시장의 반응을 살펴본 뒤 향후 일반 점포에도 판매하겠다는 계획이다. 팝업을 새로운 상품의 시험대로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팝업 공식 오픈식에 민승배 BGF리테일 대표, 권오갑 한국프로축구연맹 총재, 장호진 현대지에프홀딩스 대표, 정지영 현대백화점 사장, 김소연 디즈니코리아 대표 등이 참석한 것도 이 때문이다. 민 대표는 “디즈니, K리그, 더현대, CU가 ‘경계를 뛰어넘는 상상력’ 아래 하나의 공간에서 만나게 됐다”며 “CU는 앞으로 단순 팝업스토어를 넘어 콘텐츠와 스포츠, 소비가 하나로 연결되는 ‘경험의 허브’를 만들 것”이라고 언급했다.
CU의 이번 팝업은 축구 팬들을 바탕으로 오픈 전부터 높은 관심을 받았다. 5000명을 정원으로 한 팝업스토어 사전 예약은 공식 오픈 전에 모두 마감됐다. 현장에서는 시간당 130명가량씩 들어갈 수 있도록 제한했는데, 이날 오전에 이미 200여 팀이 모집됐다. 100평 규모의 넓은 행사장은 공식 오픈하자마자 축구 팬들로 가득 찼다. 축구 팬들의 발길을 이끈 건 주토피아와 콜라보한 한정 제품이었다. 한정판 디자인 유니폼(15만9000원)과 풋볼 저지(5만9000원), 머플러(2만 원) 등은 K리그 26개 전 구단별로 디자인을 선택해 구매할 수 있다. 여성 고객들이 선호한 건 ‘닉&주디 인형(1만8000원)’이었다. 구단별 유니폼을 별도로 판매해 인형을 커스텀할 수 있다보니 인형에 입힐 유니폼을 5, 6개씩 구매하는 손님들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K리그-주토피아 테마의 인형 키링(1만5000원), 주토피아 머리띠(9000원), 펫 유니폼(1만6000원)도 인기가 높았다.
CU에 앞서 더현대서울에서 흥행을 이어간 건 GS25의 돈키호테 팝업이다. GS25는 이달 8일부터 8월 1일까지 더현대서울 지하 1층에서 팝업을 운영하고 있다. 일본의 돈키호테가 국내에서 팝업을 여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오픈 첫날 오전 8시부터 인파가 몰리기 시작해 오픈 30분 만에 하루 치 대기 인원 1200명이 순식간에 조기 마감된 것도 이 때문이다. 팝업이 운영된 지 2주가 지났지만 최근까지도 오후 2시 전에 입장이 마감되고 있다. 24일 기준 총 2만5000여 명이 돈키호테 팝업을 방문한 것으로 추산된다. CU의 팝업이 열린 이날에도 돈키호테 팝업에 손님들로 북적였다.
행사장 규모는 작은 편이나 일본의 실제 돈키호테 매장과 유사하게 조성됐다. 팝업 내부에서는 서울에서 돈키호테 쇼핑을 즐길 수 있도록 돈키호테 자체 브랜드(PB) 상품 50여종, GS25 PB 10종, 팝업 한정 상품 등을 판매한다. 대표적인 돈키호테 PB상품인 계란덮밥 양념장과 원통형 감자칩, 계란에 뿌리는 간장, 굵은 유자 후추 등이 있다. 현재까지 돈키호테 팝업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제품은 참깨마늘소스 후리가케다. 이어 △멘쯔유 △계란에 뿌리는 간장 △파우치형 곤약젤리 △간장 계란풍의 양념장이다. GS25는 돈키호테 외에도 글로벌 유통 브랜드와 손잡아 수출입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차별화된 PB 상품을 개발하겠다는 방침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편의점을 대표하는 두 회사가 공교롭게 같은 장소에서 팝업을 열고 있다”며 “편의점 업계도 다른 브랜드와 협업하는 움직임이 더 강화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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