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31일 한미 관세 협상 타결에 대해 “겉으로는 일본과 같은 15% 관세율로 숫자가 맞춰졌지만, 내용을 보면 아쉬운 협상”이라고 평가했다.
나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자동차만 봐도 일본은 2.5%의 관세가 있었지만, 대한민국은 한미FTA(자유무역협정)으로 무관세였다. 0%인 자동차 수출이 이제 15% 관세가 붙여지는 것과 2.5%에서 15%로 되는 것은 자동차 수출 산업에 있어 커다란 경쟁력 차이를 가져올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이 (대미투자) 펀드 수익의 90%를 미국이 가져간다고 했다”며 “내용의 디테일을 봐야 하는데, 형식의 대등함 뒤에 숨은 실질적 불균형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결국 기업의 팔 비틀기가 들어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우려했다.
나 의원은 “과연 대한민국 기업이 그럴 여력이 있을까”라며 “지금 민주당이 예고한 노란봉투법, 상법 개정안, 법인세 인상 등 반기업 3법이 기업을 압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관세 인상과 해외 투자 압박이 겹치면 대한민국은 어떻게 되겠나”라며 “산업 공동화가 목전에 다가왔다. 반기업 3법과 통상 협상이 같이 더블 악재로 작용하면 경제 기반이 무너지지 않을까”라고 꼬집었다.
농산물 협상을 놓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우리 정부 간 입장 차이를 보이는 데 대해서도 “앞으로 2주 후 한미 정상회담을 지켜봐야겠지만 디테일을 확실히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한미의원연맹 방미단 공동단장을 맡았던 나 의원은 “미국 의원들을 15명 이상 만났는데 실세 의원들이 마지막으로 하는 말은 관세보다 중국 관계였다”며 “미국의 대중국 견제에 있어 한국 정부가 같은 입장을 취하겠느냐는 언급을 계속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재명 정부가 ‘셰셰(謝謝) 정부’라는 말을 듣고 있는 것을 극복하고 한미동맹을 지킬 것이냐에 관심이 있었다”며 “정부 신뢰가 부족한 게 안타까운 대목이다. 정상회담에서 이런 부분을 명확하게 해소해야 디테일에 있어 손해를 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