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전 연령대에서 주식 계좌 개설 수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공개(IPO) 시장의 ‘대어’가 많지 않아 주식투자 수요가 제한되면서 신규 계좌 개설 움직임도 둔화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경제신문이 31일 국내 대형사 3곳(미래에셋증권·NH투자증권·삼성증권)에 의뢰해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상반기 전 연령층(10~60대 이상)에서 개설된 신규 계좌는 총 69만 5651개로 지난해 상반기(93만 2315개)보다 25%(23만 6664개) 급감했다.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40대와 50대, 60대 이상의 신규 계좌 개설 건수가 눈에 띄게 감소했다. 지난해 상반기 20만 2543개 계좌를 개설했던 40대는 올 상반기 14만 4256개에 그쳐 29%(5만 8287건)나 쪼그라들었다. 같은 기간 50대는 18만 2554개에서 12만 9221개(-29%)로, 60대 이상은 9만 4342개에서 6만 6721개(-29%)로 각각 줄었다.
10대와 30대도 20% 이상의 감소 폭을 보였다. 10대는 지난해 상반기 6만 7958개의 신규 계좌를 개설했지만 올 상반기에는 4만 9561개로 1만 8397개(-27%) 감소했다. 30대도 21만 6445개에서 16만 7377개로 4만 9068개(-23%) 줄었다.
업계에서는 올 상반기 부진한 IPO 시장을 가장 큰 원인으로 꼽았다. 올 2월과 3월 각각 상장한 LG CNS와 서울보증보험 외에 ‘대어’로 평가될 만한 상장사가 사실상 없다 보니 공모주 청약 움직임이 제한되면서 자연스럽게 주식 계좌 개설도 감소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증권사들은 “대어로 평가받던 롯데글로벌로지스와 DN솔루션즈 등의 상장이 연기되면서 주식 투자 수요와 함께 계좌 개설 움직임도 주춤해졌다”고 평가했다.
올 초 미국 정부의 관세정책 불확실성으로 코스피지수도 변동성이 커지면서 투자 수요가 높지 않았던 점도 이유로 거론된다. 특히 지난해 증권 업계가 서학개미(미국 주식 국내 투자자) 유치를 위해 수수료 경쟁에 나서면서 주식 계좌 개설 수요가 눈에 띄게 몰린 점도 영향을 줬다는 해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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