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부터 중국에서 차량을 전량 생산하는 테슬라가 국내 전기차 수입차 중 60%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유럽 브랜드는 물론 ‘토종’ 중국 브랜드까지 국내 전기차 수입을 확대하면서 국산 전기차를 보호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3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테슬라는 올해 6월까지 누적 1만 9212대를 국내 시장에 수입했다. 전체 전기차 수입량(3만 2420대) 중 59.2%에 육박하는 점유율이다. 특히 신형 모델Y(프로젝트 주니퍼) 출시 후인 5월(6570대)과 6월(6377대) 판매량이 뛰어오른 만큼 하반기 점유율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테슬라는 2019년 한국 진출 이후 중국산과 미국산을 섞어 수입했지만 올 들어 중국에서 생산된 차량을 100% 수입하고 있다. 특히 모델Y는 중국으로 생산지를 변경한 뒤 구형 모델에 비해 가격을 700만 원가량 낮춰 판매하며 점유율을 끌어올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인건비·물류비 모두 절감이 가능한 중국 생산 물량을 확대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한국으로 들어오는 테슬라 차량은 중국 상해에 위치한 테슬라 기가팩토리에서 만들어진다. 아시아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거점으로, 연간 110만 대의 대규모 생산 시설이 갖춰져 있다. 이외에도 테슬라는 2021년 8월부터 연간 1만 대의 충전기를 생산하는 공장을 가동하고 있으며, 올해부터는 배터리 생산공장(메가팩토리)를 해외 지역 처음으로 완공해 본격 생산에 돌입했다.
테슬라 외에도 수입차 브랜드의 중국산 전기차 공습은 확대되는 추세다. 볼보는 올해 초 소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인 EX30을 국내 출시하며 중국 허베이성 공장 제품을 들여오고 있다. 글로벌 1위 전기차 기업인 비야디(BYD)도 올해 초 소형 SUV인 아토3를 시작으로 하반기에는 중형 세단 씰까지 출시하며 국내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아토3 가격은 기본형 기준 3150만원으로 중국을 제외하면 글로벌 최저가로 판매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가격 경쟁력을 내세우고 있는 ‘메이드 인 차이나’ 차량으로부터 국산 전기차를 보호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국산 전기차에 대한 보조금을 확대하거나 일본의 경우처럼 자국 생산 전기차에 세금을 줄여주는 방식으로 진입장벽을 높여야 한다는 뜻이다. 실제로 테슬라 모델Y의 경우, 중국의 낮은 물류비와 인건비 덕분에 현대차 아이오닉5과 비교해도 불과 500만 원 정도 비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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