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먹거리 물가가 1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한국은행 목표치인 2% 안팎을 유지했지만, 체감 물가는 훨씬 높은 수준이다.
11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7월 식료품 및 비주류음료 물가지수는 125.75(2020년=100)로 전년 동월 대비 3.5% 상승했다.
이는 지난해 7월(3.6%) 이후 1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이자 같은 달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2.1%)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식료품·비주류음료 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말부터 올해 5월까지 2.0∼3.0%대를 유지하다 최근 두 달 연속 3%대 중반을 기록했다. 폭염·폭우 등 이상기온에 따른 농수산물 수급 차질과 가공식품 출고가 인상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품목별로는 어류 및 수산물이 7.2% 올라 가장 큰 폭의 상승률을 보였다. 이는 2023년 7월(7.5%) 이후 2년 만에 최고치다. 오징어채(42.9%), 조기(13.4%), 고등어(12.6%) 등은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빵 및 곡물류는 6.6% 올라 2023년 9월(6.9%) 이후 1년 10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뛰었다. 쌀(7.6%)은 2024년 3월(7.7%) 이후 1년 4개월 만에 다시 7%대 상승률을 나타냈고, 라면(6.5%)은 3개월 연속 6%대 오름세를 보였다. 과자·빙과류·당류(5.0%), 기타 식료품(4.7%), 우유·치즈·계란(3.6%)도 가격이 크게 올랐다.
비주류 음료 중에서는 커피·차·코코아가 13.5% 뛰었고, 생수·청량음료·주스류도 3.4% 상승했다.
먹거리뿐 아니라 대중교통 요금 등 공공서비스 물가도 덩달아 올라 서민 가계 부담을 키웠다. 공공서비스 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2월까지 '1% 이하'로 안정세를 보이다 올해 3월 1.4%로 상승한 뒤 1.3%→1.3%→1.2%로 소폭 둔화됐다. 그러나 7월 다시 1.4%로 확대됐다.
수도권 지하철 기본요금이 150원 인상(1400원→1550원)되며 도시철도료 물가가 7.0% 상승했다. 이로 인해 출퇴근 시 지하철 왕복 교통비가 하루 3000원을 넘어섰다.
정부는 상반기 중앙부처가 관리하는 공공요금은 동결했지만 하반기 전기·가스·철도 등의 추가 인상 여부를 검토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코로나 사태 등으로 이미 물가가 많이 오른 상태에서 최근 먹거리·교통 등 생활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물가가 더 올라 서민 삶이 더 팍팍해졌다"며 "내부 유통망, 글로벌 공급망 등 대내외적 물가 상승 요인을 전반적으로 손을 봐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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