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연봉과 복지로 게임업계 최고 처우를 자랑하던 펄어비스가 충격적인 실적 부진으로 주주들의 거센 반발에 직면했다.
펄어비스는 13일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매출 796억 원, 영업손실 118억 원, 당기순손실 227억 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전년 동기 58억 원 적자보다 규모가 4배 가까이 확대됐다.
실적 발표 직후 주가는 24% 넘게 폭락했다. 분노한 주주들은 국민청원 게시판에 “주주를 기만하는 코스닥 경영진에 엄벌을 촉구한다”는 청원까지 올렸다.
펄어비스는 업계에서 이른바 ‘역대급 처우’로 유명하다. 2023년 기준 전체 임직원 평균 연봉은 1억1100만 원(인센티브·상여금 포함)에 달한다. 연령별로는 20대 평균 연봉 6177만 원, 30대는 1억381만 원이다.
복지 제도도 파격적이다. 회사 근처에 거주하는 임직원에게 매달 거주비 50만 원을 지급하고 타 지역 거주자에게는 대출 이자를 매달 실비로 지원한다. 미혼 직원에게는 월 1회 가사도우미 서비스를, 난임 부부에게는 시술비를 횟수 제한 없이 최대 100만 원까지 제공한다. 부모 요양비는 월 40만 원, 반려동물 보험까지 지원한다.
문제는 실적이다. 회사의 야심작 ‘붉은사막’이 당초 올해 4분기 출시에서 내년 1분기로 또다시 미뤄졌다. 출시 연기는 이번이 세 번째다. 이로 인해 연내 흑자 전환이 힘들어진 셈이다.
허진영 대표는 “약속했던 올 4분기 출시 일정을 지키지 못해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하지만 ‘검은사막’ 이후 뚜렷한 후속작을 내놓지 못하면서 적자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높은 연봉과 복지로 우수 인재를 확보했지만 이를 뒷받침할 실적이 따라주지 못하고 있다”며 “신작 게임의 성공적 출시가 무엇보다 중요한 시점”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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