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뇌파 신호를 읽어 이를 통해 컴퓨터를 조작하는 기술인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를 물체를 들어올리는 것과 같은 일상 생활에도 적용할 수 있을까.
조너선 카오 미국 로스앤젤레스캘리포니아대(UCLA) 전기공학과 교수팀은 1일(현지시간) 국제 학술지 ‘네이처 머신 인텔리전스’에 게재한 논문을 통해 AI가 공동 조종하는 BCI 기술을 통해 마비 환자의 작업 수행 능력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BCI에 AI 코파일럿을 도입한 결과 환자의 컴퓨터 조작 능력은 최대 3.9배 향상됐다. BCI는 뇌 신호를 읽어 신체를 자유롭게 움직일 수 없는 사람들이 컴퓨터를 통해 사물을 조작할 수 있도록 돕는다. 지금까지 공개된 BCI 기술은 이용자의 생각을 읽고 로봇 팔을 조작하거나 컴퓨터의 커서를 이동시키는 등의 결과를 보여줬다. 연구팀은 컴퓨터 커서 이동과 로봇 팔 조작 등은 목표가 뚜렷하고 예측가능한 패턴을 만든다는 사실을 바탕으로 사용자의 움직임 의도를 추출하는 맞춤형 AI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해독된 뇌파 신호는 카메라 기반의 AI 플랫폼과 연동돼 이용자의 방향과 의도를 해석하고, 사용자가 작업을 빠르게 완료할 수 있도록 돕는다.
연구팀은 이용용자가 컴퓨터 화면의 커서를 움직여 8개 표적 위에 두고 0.5초간 커서 위치를 유지하도록 하는 과제를 진행했다. 여기에서 이용자는 AI의 도움으로 3.9배 높은 작업 성능을 보였다. 로봇 팔을 작동시켜 테이블 위에 있는 블록 4개를 무작위로 지정된 위치에 이동시키는 ‘픽 앤 플레이스’ 과제도 진행했다. AI가 없을 때 이용자는 해당 작업을 완료하지 못했지만 AI의 도움을 받자 약 6분30초 반에 과제를 완료했다. 수행이 불가능한 과제를 해결할 수 있게된 것이다. 이같은 기술이 컵 들기, 옷 입기와 같은 일상 생활의 동작에 적용되면 BCI의 적용 범위를 확대할 수 있다.
논문 제1저자인 요하네스 리 UCLA 박사과정생은 "AI 지원 BCI의 다음 단계는 사용자가 잡으려는 물체에 맞춰 로봇 팔의 섬세한 조작을 제공하는 공동파일럿 개발"이라며 "대규모 훈련 데이터를 추가하면 AI가 더 복잡한 작업에 협력하는 데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EEG 해독 자체도 개선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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