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서 진료비 전액을 환자가 부담하는 비급여 진료비가 의료기관마다 최대 20배 차이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똑같은 진료행위인데도 가격 편차가 해마다 커지고 있어 환자들은 치료에 앞서 의료기관별 가격 정보를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3일 보건복지부·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올해 조사된 전국 의료기관의 693개 비급여 항목 가운데 48.7%(278개)는 기관 간 가격 편차가 지난해보다 확대됐다. 또한 지난해와 올해 모두 조사된 571개 항목 가운데 367개(64.3%)는 평균 가격 자체도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백내장 등 안질환 진단에 쓰는 ‘샤임프러그 사진촬영 검사’는 광주의 한 의원에서 10만 원에 이용할 수 있었지만 서울 일부 의원은 200만 원을 받아 무려 20배 격차가 났다. 이용하는 환자가 많은 대표적 비급여 항목인 도수치료의 경우 서울 한 의원은 10만 원에 불과했지만 경남 다른 의원은 25만 5000원을 받아 2.5배 차이가 났다. 임플란트는 부산에 있는 의원에선 120만 원에 시술을 받을 수 있는 반면 서울의 일부 의원에선 250만 원을 청구해 2배 이상 차이가 발생했다. 한방 진료 항목인 약침술도 의원 간 1만 원에서 3만 원까지 3배 격차를 보였다.
이처럼 가격 격차가 커지면서 환자들의 의료비 부담이 의료기관 선택에 따라 크게 달라지는 실정이다. 정부는 의료소비자의 알 권리를 보장하고 합리적인 의료 선택을 돕기 위해 매년 비급여 항목 가격을 공개하고 있다. 올해는 다빈도 항목을 중심으로 지역별·규모별 비교 화면을 신설하고 모바일 앱 ‘건강e음’을 통해서도 쉽게 조회할 수 있도록 개선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