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해외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Z세대(1997~2012년 출생)를 상징하는 행동으로 ‘젠지 스테어(GenZ stare)’가 화제다. ‘GenZ(Z세대)’와 ‘stare(응시)’를 합친 말로, 타인을 무표정하게 빤히 바라보는 모습을 의미한다.
국내에서도 비슷한 경험담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최근 한 매체가 30~50대 직장인 76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53.4%가 ‘젠지 스테어를 경험한 적 있다’고 답하기도 했다.
해당 신조어가 주목을 받은 이유는 직장이나 서비스업 현장에서 Z세대가 질문에 바로 답하지 않고, 말없이 뚱하게 상대를 응시하는 모습이 잇따라 목격됐기 때문이다. 틱톡에는 ‘#GenZStare’라는 해시태그가 달린 영상이 이미 1만개를 넘어섰다.
한 영상에는 고객이 “우유 들어간 라떼가 가능하냐”고 묻자, 점원이 아무 말 없이 몇 초간 고객을 바라보다가 답변하는 장면이 담겼다. 또 다른 영상에서는 “카드로 할인 체크할 수 있냐”는 질문에 점원이 계속해서 고객을 쳐다보다가 늦게 반응하는 모습이 보였다.
기성세대는 이를 두고 Z세대의 소통 능력 부족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라고 불만을 드러냈다. 특히 서비스업처럼 대면 접촉이 많은 업종에서는 이러한 태도가 고객에게 무례하게 비칠 수 있어, 매출과 충성도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조사 결과, 직장에서 젠지 스테어를 보이는 직원에 대해 52.4%가 “적절치 않다”고 답했다. 세대 간 소통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51%가 부정적이라고 응답해 중립적(33.3%)이나 긍정적(15.6%)이라는 의견을 크게 웃돌았다.
응답자들이 생각하는 Z세대의 젠지 스테어 원인으로는 ‘소통 회피 및 소통 기술 부족’(26%)과 ‘불합리한 상황에 대한 방어적 태도’(24.6%)가 꼽혔다.
반면 Z세대 사이에서는 “소통 능력이 부족한 게 아니라, 어이없는 질문이나 부당한 상황에 굳이 반응하지 않는 것”이라는 주장이 나온다.
일부 전문가들은 젠지 스테어 현상을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경험 증가와 SNS 중심의 관계 형성에 익숙해진 세대의 특성과 연결해 바라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팬데믹 동안 대면 소통이 줄어들면서 사회적 고립을 겪은 일부 젊은 세대는 불안과 같은 정신적 부작용을 더 크게 경험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결국 젠지 스테어 논란은 ‘요즘 젊은 세대는 예의가 없다’는 식의 반복적인 세대 갈등 담론이라는 해석이 제기된다. 새로운 세대가 사회에 진출할 때마다 기성세대의 비판은 되풀이돼 왔으며, Z세대를 향한 비난 역시 과거 밀레니얼 세대나 X세대가 겪었던 것과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조직이 젠지 스테어를 단순히 문제로만 규정하지 말고, 세대 차이를 이해하며 Z세대의 강점을 살려 적합한 업무를 맡기는 방향으로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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