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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요강 사고 식판에 비닐 씌웠다"…'최악 가뭄'에 속타는 강릉 주민들

강릉시 지역 내 사회복지시설에서 가뭄 극복을 위해 일회용 식판용 비닐 커버를 사용하고 있다. 강릉시 제공




강원 강릉이 최악의 가뭄으로 제한 급수에 돌입하면서 시민들이 페트병에 소변을 모으고 가족 수만큼 요강을 구매하는 등 극한 상황에 내몰리고 있다. 상인들은 “단수되면 영업 불가”라며 절망감을 토로하고 있다.

8일 강릉시는 지역 내 사회복지시설 65곳에 일회용 식판 비닐 커버를 배부했다고 밝혔다. 매일 반복되는 식판 세척 과정을 줄여 물 사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다.

시는 또 일회용품과 간이식을 적극 활용해 절약한 물을 입소자 위생 관리와 필수 급수에 우선 배정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채희 복지민원국장은 “가뭄 극복은 시민 모두의 협력이 필요하다”며 “사회복지시설에서의 물 절약 실천은 공동체 차원의 모범사례로 가정과 민간부문에서도 적극 동참해 달라”고 당부했다.

앞서 7일 소방청은 강릉 지역에 2차 국가소방동원령을 발령했다. 군부대 차량 400대, 해군·해경 함정 2대, 육군 헬기 5대, 민간 장비 45대가 동원돼 하루 3만톤(t)가량을 오봉저수지와 홍제정수장에 공급했다. 본격적인 급수 지원은 8일부터 시작된다.

강원도 강릉시의 한 상인이 극한 가뭄으로 물을 아끼기 위해 고무대야를 사용하고 있다. 연합뉴스


강원도 강릉시의 한 아파트에 붙어있는 급수제한 안내문. 연합뉴스


그러나 시민 불편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강릉 지역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남편이 페트병에 소변을 모아뒀다가 물 나오는 시간에 한꺼번에 내리겠다고 한다”, “집안 식구 수대로 요강을 샀다”는 글이 잇따르고 있다. "아이도 페트병에 소변을 본다"는 글과 “살려면 어쩔 수 없다”는 자조 섞인 반응도 올라왔다.

실제로 강릉시가 이달 6일부터 대규모 수용가 123곳을 대상으로 제한 급수를 시작했고 곳곳에서 혼란이 벌어지고 있다. 교동 택지의 한 아파트 단지에는 “물탱크를 이틀 쓰던 것을 나흘로 버텨야 한다”는 경고문이 붙었고, 입주민들은 자체적으로 시간제 단수를 시행하며 물을 아끼고 있다.



상인들의 고통도 크다. 일부는 큰 정수기를 작은 것으로 교체하고 손님들에게 내어주던 물도 정수기 물이 아닌 생수로 대체했다.

한 음식점 주인은 “단수가 되면 화장실 이용이 안 돼 아예 영업이 불가능하다”며 “급수 시간대에만 문을 여는 방법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상인은 “이 불경기에 단수까지 겹치면 끝”이라며 “영업 불가로 인한 보상은 필요 없고 물만 안정적으로 공급해 달라”고 호소했다. 관광객 발길마저 뚝 끊기면서 “주말 장사가 이렇게 조용한 건 처음”이라는 하소연도 이어지고 있다.

한편 8일 오전 6시 기준 강릉 오봉저수지의 저수율은 12.4%로, 평년(71.2%)의 6분의 1 수준에 그쳤다. 식수 공급 마지노선인 15%마저 무너진 상태다. 강릉시는 7일 부시장 주재로 아파트 관리사무소·숙박업계와 간담회를 열고 제한 급수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점검했다.

강릉, 사상 최악 가뭄! 제한 급수 돌입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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