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단체 관광객의 무비자 입국이 한시 허용되면서 '약국 화장품' 라인업을 갖춘 제약사들이 미소를 짓고 있다. 중국 관광객들 사이에서 K약국이 필수 쇼핑 코스로 떠오르면서 '중국 특수' 기대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제약사가 개발한 '코스메슈티컬'(화장품과 의약품의 합성어)이 중국 관광객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코스메슈티컬은 미용에 중점을 둔 일반 화장품과 달리 피부 재생, 안티에이징, 여드름 개선 등 특정 기능에 집중한다. 일반의약품(OTC)으로 처방 없이 약국에서 손쉽게 구입할 수 있어 소비자 접근성도 높다. 제약사들은 전문성을 살리면서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고 소비자들은 안전성이 검증된 제품을 쓸 수 있어 서로 '윈윈'인 셈이다.
실제 한국관광데이터랩에 따르면 올 8월 '외국인 의료 소비건수 진료과목별 비율'에서 약국 소비 비중은 58.74%로 지난해 8월 53.5%보다 5.24%포인트 증가했다. 지난해 의료관광 약국 소비금액은 639억 원으로 전년 대비 71% 급증했다. 박종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올리브영 등 헬스앤뷰티(H&B) 매장이 아닌 약국에서 판매하는 일반의약품이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며 "여드름 연고나 흉터 치료제, 재생 크림 등 피부 연고류 제품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국내 코스메슈티컬의 대표주자는 동아제약이다. 여드름 치료제 '노스카나'와 '애크논', 색소침착에 쓰이는 '멜라토닝' 등 다양한 피부외용제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 제약사의 전문성을 살려 피부 증상·사용 부위에 최적화된 맞춤형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화농성 여드름, 좁쌀 여드름, 몸 여드름 등 여드름 유형에 따라 폭넓은 선택지를 제공한다. 최근에는 영유아 피부염치료제 '디판큐어'를 출시하며 라인업을 확장했다. 코스메슈티컬은 동아제약의 일반의약품 성장을 이끌고 있다. 올 상반기 피부외용제 매출액은 355억 원으로 전년 동기 263억 원 대비 35% 증가했다. 피부외용제가 일반의약품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22년 13.7%에서 올 상반기 32.1%로 급증했다. 회사 관계자는 "틱톡 등 SNS를 중심으로 한국 약국 쇼핑리스트가 공유되면서 중국 관광객들의 관심도가 더욱 커지고 있다"고 설명헀다.
동국제약(086450)도 올 3월 약국 전용 브랜드 '마데카파마시아'를 론칭했다. 주력 제품인 '마데카솔'의 핵심 원료 센텔라아시아티카를 고농도로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지놈앤컴퍼니(314130)도 최근 명동 대형 약국에 화장품 브랜드 '유이크'를 처음 입점시켰다. 이 회사는 마이크로바이옴을 활용해 아토피, 여드름 등에 특화된 화장품을 개발하고 있다. 올 상반기 지놈앤컴퍼니 화장품 사업 매출은 60억 원으로 전년 동기(34억 원) 대비 76%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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