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곤해서 그런가 보다’ 하며 넘기기 쉬운 만성 피로와 체중 증가가 사실은 내분비 질환의 신호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30일 박소영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일상 속에서 흔히 겪는 무기력이나 체중 변화가 갑상선 기능 저하증에서 비롯될 수 있다”며 “특히 여성에게 흔하고 천천히 진행되는 만큼 세심한 관찰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갑상선 기능 저하증은 갑상선 호르몬 분비가 줄어들면서 몸 전체의 대사 기능이 저하되는 질환이다. 호르몬 부족으로 △피로감 △무기력감 △변비 △건조한 피부 △탈모 △우울감 등이 나타나며 평소보다 체중이 쉽게 늘고 추위를 유난히 잘 타게 된다. 단순 증상으로 보일 수 있지만 방치하면 고지혈증, 동맥경화 등 전신 질환으로 악화될 수 있어 조기 대응이 중요하다.
원인으로는 자가면역 질환인 하시모토 갑상선염이 가장 흔하며 그 외에도 갑상선 수술 후유증, 방사선 치료, 특정 약물 복용, 뇌하수체 질환 등이 포함된다. 진단은 혈액검사를 통해 갑상선자극호르몬(TSH)과 갑상선호르몬(T4) 수치를 확인하며 경우에 따라 갑상선 초음파로 구조적 이상을 병행 점검하기도 한다.
치료는 부족한 호르몬을 합성 약물(레보티록신)로 보충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초기에는 6~8주 간격으로 혈액검사를 통해 수치를 조절하고 증상이 안정되면 6개월에서 1년 간격으로 추적 관리에 들어간다. 대부분의 환자들이 약물 치료만으로 일상 생활을 무리 없이 유지할 수 있지만 호전된 이후라도 약물 복용을 임의로 중단하지 말고 정기 진료를 병행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박 교수는 “갑상선 기능 저하증은 천천히 진행돼 증상이 노화나 스트레스로 오인되기 쉽다”며 “오랫동안 피로감이나 체중 변화가 지속된다면 한 번쯤 내분비 전문의 진료를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균형 잡힌 식사, 규칙적인 운동, 충분한 수면 등 일상적인 건강 관리도 증상 개선에 큰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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