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 활황에도 불구하고 유가증권시장(코스피)과 코스닥 시장 간 투자 심리 온도 차가 더 커지고 있다. 특정 시장에 수급 쏠림 현상이 심화하면서 코스닥 시장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10월 10일~11월 12일)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 시장의 하루 평균 거래 대금은 15조 1896억 원으로 집계됐다. 유가증권시장 일평균 거래 대금은 8조 4041억 원, 코스닥 시장은 6조 7855억 원 규모다. 뜨거운 투자 열기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양 시장의 하루 평균 거래 대금은 모두 늘어났지만 증가 폭에서는 차이를 보였다. 유가증권시장은 61% 급증(5조 2175억 원→ 8조 4041억 원)한 반면 코스닥 시장은 37% 상승 폭(4조 9511억 원→6조 7855억 원)을 보이는 데 그쳤다. 이는 코스닥 시장 투자 심리가 유가증권시장에 비해 여전히 낮다고 해석될 수 있다.
금융투자 업계에서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대형주가 국내 증시를 견인하는 분위기가 강해지면서 이 같은 양극화 현상이 더 뚜렷해졌다고 분석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중소형주 비중이 높은 코스닥 시장은 상대적으로 소외됐다는 평가다. 올 들어 전날까지 지수 상승 추이를 살펴보면 코스피는 74%(2398.94→4170.63) 뛴 반면 코스닥은(686.63→918.37) 33% 상승하며 지수 오름폭 격차가 커졌다. 이날 기준 코스피(4011.57)와 코스닥(897.90) 간 상대강도(코스피 지수를 코스닥 지수로 나눈 값)는 4.5배로 역대 최대치(4.6배)에 근접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국내 증시 유동성이 풍부해졌지만 대형 반도체주 위주로 상승하다 보니 제약·바이오 등 특정 산업 비중이 높은 코스닥은 상대적으로 상승 효과가 제한된 것”이라고 말했다.
코스닥 시총 상위 기업의 코스피 이전 상장 움직임이 꾸준한 점도 코스닥 시장의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코스닥 시총 1위인 알테오젠은 이달 6일 코스닥 상장폐지 승인을 위한 의안 상정을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다음 달 열리는 임시 주주총회에서 관련 안건을 처리하면 코스피 이전 절차가 본격화한다.
유가증권시장에 쏠려 있는 외국인뿐만 아니라 ‘동학개미(국내 주식에 투자하는 개인투자자)’를 추가로 코스닥 시장으로 끌어오기 위한 유인책이 절실하다는 평가다. 코스닥 시장의 개인 거래 비중은 80%로 높지만 단타 거래에 쏠려 있어 장기 투자가 가능한 환경을 마련해야 할 필요가 크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코스닥 시장은 상장 종목이 많은데 부실 기업의 상장폐지 작업은 더뎌 지수 상승에 제한이 있다”면서 “이는 외국인과 기관뿐만 아니라 개인 장기 투자자 유입도 막는 요인”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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