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라이 릴리의 비만치료제 ‘마운자로(성분명 터제파타이드)’를 새롭게 처방 받은 신규 환자가 경쟁 제품인 노보 노디스크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보다 약 3배나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마운자로의 전체 처방량도 위고비와 거의 비슷한 수준까지 올라오면서 비만 치료제 시장의 세대교체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1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윤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10월 기준 ‘DUR 처방점검 완료 기준 비만약 처방’ 자료에 따르면 마운자로의 최저 용량인 2.5㎎ 처방건수는 3만 2050건으로 위고비의 최저 용량인 0.25㎎ 처방(1만 1843건)보다 약 2.7배 많았다. 최저 용량 처방량은 신규 환자 유입 흐름을 가장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지표다. 처음 비만약을 처방할 때는 대부분 최저 용량을 처방하기 때문이다.
두 제품의 용량별 처방건수에서도 처방 선화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위고비는 저용량 제품인 0.25㎎(1만 1843건)과 0.5㎎(1만 4372건) 두 가지를 합쳐도 2만 6000건대에 그쳤다. 마운자로의 최저 용량인 2.5㎎의 단일 처방량 3만 2050건에는 크게 못 미친다. 10월 전체 처방량도 큰 차이가 없었다. DUR 기준 위고비 총 처방은 7만 9823건, 마운자로는 7만 9024건으로 사실상 동률을 기록했다. 마운자로는 12.5·15㎎ 등 고용량 제품이 국내에 아직 정식 출시되지 않은 상태다. 업계에서는 “고용량 도입이 본격화되면 균형이 더 빠르게 마운자로 쪽으로 기울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최근에는 위고비 치료 중 체중 감소가 멈추거나 제한적 효과를 보는 데 그쳤던 환자들이 마운자로로 전환했을 때 추가 감량 효과가 나타난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 아리엘 곤잘레즈 미국 와일 코넬 메디슨 박사 연구팀은 이달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열린 미국비만학회 2025에서 위고비 치료 중 감량이 정체되거나 비만 개선 효과가 제한적이던 환자 157명을 마운자로로 전환한 뒤 6개월간 추적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에 따르면 위고비 복용 중 체중 감소가 정체된 환자는 전환 후 6개월간 평균 8.1% 추가 감량했고 위고비를 최대 효과 용량(1.7~2.4㎎)까지 충분히 사용한 뒤 정체기에 도달한 환자도 평균 5.3% 감량에 성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향후 마운자로로의 쏠림이 더 강화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위고비에서 기대만큼 체중이 빠지지 않는 환자들이 대안으로 마운자로를 선택할 가능성이 더 커졌다는 해석이다. 곤잘레즈 박사는 “위고비에서 체중 감소가 멈춘 환자도 마운자로 전환 시 추가 감량이 가능한 것으로 확인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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