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과도한 요구를 하는 학부모들로 인해 교사들이 극심한 고충을 겪고 있다. 입학식 때 벚꽃이 제대로 피지 않았다거나 급식 메뉴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등 사소한 이유로 항의가 이어지면서 '괴물 부모(몬스터 페어런트)'라는 용어가 재조명되고 있다.
16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일본 교사들이 학부모의 부당한 민원으로 인한 괴롭힘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고 보도했다.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한 도쿄 교육 당국은 교사를 보호하고 학부모의 과도한 요구를 제한하는 공식 지침 마련에 나섰다.
일본의 교사 괴롭힘 문제는 2007년 교육자 무코야마 요이치가 밤낮을 가리지 않고 교사를 질책하는 부모의 부당한 요구 행태를 '괴물 부모'로 명명하면서 사회적 이슈로 부상했다. 무코야마는 당시 이후 부모들의 요구가 더욱 교활하고 집요한 방식으로 변질됐다고 지적했다.
현직 교사들은 최근 학부모들이 과거보다 공격적으로 권리를 주장한다고 입을 모은다. 입학식 벚꽃 개화 시기에 대한 질책, 급식 맛 지적은 물론 자녀가 벌레에 물렸다는 이유로 학교에 항의하는 사례가 빈번하다. 후지TV는 아이가 경미한 부상을 입은 후 부모가 학교에 치료비와 저녁 식사비까지 요구한 사례를 보도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이 문제의 근원을 인구 감소와 사회 구조 변화에서 찾는다. 이즈미 쓰지 도쿄 주오대학 교수는 "저출산으로 부모들이 소수의 자녀에게 모든 관심을 집중하면서 자녀의 학업 성공과 안전에 민감해졌다"며 "전통적인 다세대 가족과 지역사회가 해체되면서 부모들이 기댈 곳이 사라지자 학교가 불만의 대상이 됐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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