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이 심리적 지지선으로 여겨지던 9만2000달러 아래로 밀리면서 글로벌 가상화폐 시장이 전반적으로 약세 흐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미국 경제 포털 ‘야후 파이낸스’는 17일(현지 시각) “이번 하락은 단순한 조정이 아니라 추세적 하락 국면의 시작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18일 오전 8시 50분 기준(한국시간) 글로벌 암호화폐 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24시간 전보다 2.47% 내린 9만1969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전날 무너진 9만2000달러 선을 회복하지 못한 채 약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주요 코인들도 대부분 하락했다. 이더리움은 2.51% 떨어진 3018달러를 기록하며 3000달러 초반까지 내려왔고 리플은 2.74% 하락한 2.15달러, 바이낸스 코인은 2.39% 내린 905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시가총액 7위인 솔라나는 5% 넘게 급락한 130.48달러로 낙폭이 가장 컸다. 솔라나는 전날 시총 6위 자리에서 밀려난 데 이어 이날도 추가 하락하며 변동성이 확대되는 모습이다.
비트코인은 지난달 약 190억달러 규모의 레버리지(차입) 포지션이 대거 청산된 이후 하락세가 가팔라졌다. 레버리지 청산은 증거금 부족으로 포지션이 강제 정리되며 가격을 급격히 끌어내리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여기에 장기 보유자(LTH)들의 차익 실현 물량까지 출회되면서 매도 압력이 크게 커진 것으로 분석됐다.
비트코인의 가격 흐름은 과거 반감기 이후 사이클과도 맞아떨어진다. 비트코인은 일반적으로 반감기 이후 400~600일 사이에 정점을 찍는 패턴을 보여왔는데 최근 반감기는 2024년 4월이었다. 약 500일이 지난 지난 10월 비트코인은 12만6000달러로 사상 최고가를 기록한 뒤 하락세로 전환했다. 야후 파이낸스는 “비트코인이 반감기 이후 최고치를 경신한 뒤 하락하는 주기가 다시 반복되고 있다”고 전했다.
고탐 추가니가 이끄는 증권사 번스타인의 애널리스트들도 “비트코인의 4년 주기설이 시장 전반에 널리 퍼져 있는 만큼, 투자자들이 ‘이번에도 고점이 지났다’고 판단하며 매도에 나서는 자기충족적 예언이 작동하고 있다”며 “이 인식이 2025년 4분기 매도세를 촉발했다”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하락을 두고 강세장의 ‘중간 조정’이라는 해석과 4년 주기에 따른 ‘본격 하락장 진입’이라는 분석이 엇갈린다고 보고 있다. 다만 레버리지 청산, 장기 보유자 매도, 반감기 사이클이라는 요인이 동시에 작용한 만큼 단기적으로 투자 심리가 크게 위축된 상황이라는 데는 대체로 의견이 모이고 있다. 야후 파이낸스는 “고점 인식이 심화된 가운데 시장 전반의 매도 심리가 강해져 반등 동력 찾기가 쉽지 않은 환경”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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