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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외금융자산 역대 최대…환율 흔든건 서학개미였다

■한은 '3분기 국제투자대조표'

美 등 증시 호조에 투자 확대

순대외금융자산 반등 1.2조弗

전문가 "원화 약세 주요 요인"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한 거래 중개인이 주가 화면을 보고 있다. AFP연합뉴스




서학개미를 비롯해 국내 거주자의 해외 투자가 지속되면서 우리나라 대외금융자산 규모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외국인의 국내 투자도 늘었지만 대외 투자 증가세를 따라가지 못하며 순대외금융자산(대외금융자산-대외금융부채)은 3분기 만에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이러한 현상이 계속될 경우 원·달러 환율 상승(원화 가치 하락) 압력으로 지속해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은행이 19일 발표한 ‘2025년 3분기 국제투자대조표’에 따르면 올 9월 말 기준 우리나라 대외금융자산은 2조 7976억 달러로 2분기 말 2조 6818억 달러 대비 1158억 달러 증가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특히 거주자의 증권투자는 석 달 사이 890억 달러 늘어난 1조 2140억 달러로 기존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세부적으로 보면 해외 주식 투자가 814억 달러 증가했는데 이 중 582억 달러는 주가 상승 등 비거래 요인에 따른 것으로 거래 요인(232억 달러)의 2배를 넘었다. 이는 국내 거주자가 보유한 해외 주식 평가 가치가 석 달 사이 크게 오른 것을 보여준다. 실제로 3분기 미국 다우존스지수는 5.2%, 나스닥은 11.2% 상승했다. 일본 닛케이와 홍콩 항셍도 각각 11.0%, 11.6% 올랐다. 기업의 해외 직접투자도 2차전지를 중심으로 87억 달러 늘어 8135억 달러를 기록했다.

반면 외국인의 국내 투자를 뜻하는 대외금융부채는 1조 7414억 달러로 전 분기 1조 6514억 달러 대비 900억 달러 증가에 그쳤다. 임인혁 한은 국외투자통계팀장은 “거래 요인 측면에서 외국인의 직접투자 및 증권투자가 확대됐고 비거래 요인도 국내 주가 급등으로 늘었다”며 “하지만 원화 약세가 부채 평가 확대를 일부 제약해 대외금융자산 오름폭보다 적은 900억 달러 증가에 머물렀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3분기 코스피는 11.5% 상승했지만 원화 가치는 달러 대비 3.3% 하락했다. 국제투자대조표는 달러 기준으로 집계되기 때문에 원화 약세가 대외금융부채를 줄이는 효과를 낳는다.

이처럼 대외금융자산 증가 폭이 부채 증가 폭을 웃돌면서 순대외금융자산은 1조 562억 달러로 2분기보다 258억 달러 늘었다. 이는 세 분기 만의 반등이며 지난해 4분기 사상 처음으로 ‘대외금융자산 1조 달러 흑자국’ 반열에 오른 뒤 네 분기 연속 1조 달러대를 유지한 것이다.



19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원·달러 환율 등이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한은은 4분기 순대외금융자산의 핵심 변수로 엔비디아 실적 발표와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꼽았다. 임 팀장은 “중장기적으로 경상수지가 흑자인 만큼 순대외자산이 늘어나겠지만 단기적으로는 엔비디아 실적에 따라 해외 주식 순매수 흐름이 달라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1조 달러를 넘어선 순대외금융자산이 외환 안전판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시각도 있지만 원·달러 환율 상승의 주요 요인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지속해서 나온다. 한은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해외 투자 확대가 자본 유출로 인한 국내 자본시장 투자 기반 약화와 원화 약세 압력을 강화한다고 지적했다. 일부 재테크 커뮤니티에서는 취약한 한국의 경제 펀더멘털 때문이지 서학개미가 환율 상승의 주요인이 아니라는 의견도 제기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대체로 반대 의견을 내놓고 있다. 이진경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환율 상승의 원인 중 직접투자, 내국인의 해외 투자가 40%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판단한다”며 “내국인의 해외 주식 투자 기조로 구조적인 원화 약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지난해 원·달러 환율 평균(종가 기준)은 1364.38원이었지만 올해의 경우 10월까지 1414.76원으로 올랐다. 11월 들어서는 미국 통화정책 불확실성과 엔화 약세 가속화 등으로 연중 최고점인 1480원대까지 근접했다. 최근 당국의 구두 개입으로 환율 변동성은 다소 완화됐지만 국내 반도체주 약세 속 외국인 매도세와 서학개미의 꾸준한 해외 주식 수요가 맞물리며 환율 하단을 지지하고 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0.3원 오른 1465.6원에 주간 거래를 마감했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24.11포인트 내린 3929.51로 장을 마쳤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이 1조 5000억 원 규모의 순매도를 기록하며 주가지수 하락이 원화 약세 압력에 영향을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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