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소득 분리과세 기대감이 금융·증권 업종을 중심으로 확산되며 관련 종목 주가가 연일 강세를 보이고 있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한 주(11월 10~14일) KRX은행지수는 3.74%, KRX증권지수는 4.74% 각각 상승했다. 정치권이 배당소득 분리과세 최고세율을 정부안 35%에서 25%로 낮추는 방안을 추진한다는 소식으로 투자 심리가 한층 개선된 영향이다. 세율 인하가 현실화될 경우 배당소득세 부담이 줄어들어 고배당주 투자 수요가 대폭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여기에 자사주 의무소각 등을 담은 상법 개정 논의까지 맞물리며 주주환원 강화 기대감이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단 분석이다.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도 자금 유입세가 두드러진다. 같은 기간 국내 최대 고배당 ETF인 ‘PLUS 고배당주’ ETF의 순자산총액은 약 501억 원 증가했다. 이 상품은 국내 예상 배당수익률 상위 30개 종목에 투자하는 구조로, 최근 주가가 상승세를 보이는 △기업은행 △하나금융지주 △삼성증권 등 금융·증권 비중이 높다. 해당 ETF의 지난주 수익률은 4.57%로 집계됐다.
고배당 정책 수혜를 직접 겨냥해 출시된 ‘PLUS 자사주매입고배당주’ ETF도 같은 기간 4.36%의 수익률을 기록하며 강세 흐름에 동참했다. 해당 ETF는 코스피 상장 우량 기업 중 예상 배당수익률과 최근 1년 자사주 매입률을 합산한 ‘총주주환원율’ 상위 30개 기업에 분산투자하는 상품이다.
한화자산운용 관계자는 “PLUS 고배당주 ETF는 편입 자산의 80% 이상이 ‘2025 세제개편안’에서 규정한 분리과세 대상 기업으로 구성돼 있다”며 “정책 수혜가 예상되는 기업군 전반의 주가 상승을 ETF로 묶어 담으려는 수요가 유입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책 변화가 시장에서 주목받는 이유는 고배당주 ETF가 제도 개편의 직접적인 수혜를 입으며 급성장한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올해 2월 외국납부세액 공제 제도 변경으로 절세계좌 내 해외 ETF 분배금 과세 이연 효과가 사실상 사라지자 자금이 해외 대신 국내 배당주 ETF로 빠르게 이동했다. 연초 4547억 원 수준이던 ‘PLUS 고배당주’ ETF 순자산총액은 이달 14일 기준 1조 7458억 원까지 급증했다. 국내 상장 국내 투자 ETF 392개 가운데 순자산총액 1조 원을 넘긴 상품은 23개에 불과하다.
시장에서는 고배당 기업의 배당소득 분리과세와 별도로, 고배당 펀드 전반이 분리과세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도 함께 거론된다. 적용 시 또 한 차례 대규모 자금 이동이 일어날 전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고배당 펀드 분리과세 적용 시 투자자들은 개별 기업의 분리과세 혜택 여부를 일일이 확인하지 않아도 ETF를 통해 혜택을 누릴 수 있게 된다”며 “대규모 ‘머니무브’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는 파급력 있는 변화인 만큼 정책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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