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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해사는 핸드폰 보며 딴짓하고…관제센터는 3분간 선박 놓쳤다.

◆신안 여객선 사고 결국 '인재'

협수로 구간에서 선박 자동운항

"휴대전화로 네이버 뉴스 검색"

해경, 항해사 등 2명 긴급 체포

관제센터, 3분간 이상 파악 못해

항해사 신고 이후에야 사태파악

올해 들어서 여객선 사고 45건

"장비오류 등 가능성도 고려해야"

20일 오전 전남 목포시 삼학부두에서 해경과 국과수가 2만6천t급 여객선 퀸제누비아2호에 대한 감식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267명의 승객을 태우고 전남 신안군 장산면 남방 해역에서 무인도를 들이받아 좌초된 여객선 퀸제누비아2호의 항해 담당자가 휴대전화로 뉴스를 검색하는 등 딴짓을 하다 사고를 낸 것으로 해양경찰 초기 수사에서 확인됐다. 관제센터 또한 여객선이 3분가량 항로를 이탈해 운항하는 동안 이를 제대로 인지하지 못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는 등 인재 정황이 잇따라 드러나고 있다.

20일 해경은 19일 발생한 무인도 좌초 사고와 관련해 퀸제누비아2호 주요 승무원을 1차로 조사한 결과 사고 당시 당직자였던 일등 항해사 A 씨가 협수로 구간 내에서 선박을 자동 운항으로 전환한 것으로 확인했다. 선박이 통과하는 항로 중 폭이 좁은 곳을 의미하는 협수로에서는 통상 수동으로 선박을 운항한다. 그러나 사고 당시 A 씨는 자동항법장치에 조종을 맡긴 채 휴대전화로 뉴스를 검색하고 있던 것으로 파악됐다.

A 씨가 방심한 사이 선박은 방향 전환을 의미하는 ‘변침’ 시기를 놓쳤고 선박은 무인도로 돌진해 선체 절반가량이 섬에 걸터앉는 사고로 이어졌다. 선장 또한 일시적으로 조타실 자리를 비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목포해양경찰서는 증거인멸 및 도주 우려가 있다며 A 씨와 인도네시아 국적 조타수 B 씨 등 2명을 긴급체포하고 선장 등 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선박의 항로를 관리하는 해상교통관제센터(VTS)도 3분 넘게 이상 징후를 포착하지 못했다. 김성윤 목포광역해상교통관제센터장은 20일 언론 브리핑을 통해 “VTS를 통해 여객선으로부터 신고를 접수한 뒤 좌초 사실을 인지했다”며 “사고 지점과 통상 항로의 거리가 매우 가까웠고, 고속 항해 중이어서 관제사가 교신하지 못한 것 같다”고 밝혔다. 사고 발생지인 신안군 족도와 방향 전환 구간의 직선거리는 약 1600m로 당시 배의 속도를 감안하면 선박은 기존 항로를 3분가량 벗어나 운항했다. 그러나 관제사는 당시 담당 해역에 선박이 5척에 불과했음에도 사고 선박의 항로 이탈을 인지하지 못한 채 A 씨가 신고를 접수하고 나서야 사태 파악에 나섰다.

최근 5년간 여객선 사고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서울경제신문이 해양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선종별 선박 사고 현황에 따르면 여객선 사고는 올해 들어 10월까지 45건 발생했다. 여객선 사고는 2023년 50건, 2024년 62건 등으로 지속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해 발생한 선박 사고 2만 1846건 중 운항 부주의가 원인인 사고는 6360건으로 전체의 3분의 1을 차지했다. 선장이나 조타수 등 항해 담당자의 작은 부주의가 수백 명이 탑승한 여객선 전체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는 의미다.

공길영 한국해양대 항해융합학부 교수는 “협수로의 경우 미세하게 조타 장치를 조정해야 하기 때문에 선장이나 항해사 등 여러 관계자가 집중력 있게 대응하는 것이 기본적인 운항술”이라며 “다만 아무리 항해사가 방심했다고 해도 선체 절반이 섬 위로 올라갈 정도로 심각한 사고가 발생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장비 오류 등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살펴봐야 한다”고 했다.

'무인도 좌초' 사고 원인은 人災…운항 중 핸드폰 본 1등 항해사 긴급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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