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용 마약류 관리가 사후 적발 중심에서 사전 예측·차단 체계로 전환된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처방·유통 전 과정에서 오남용 위험을 조기에 포착하고, 의료 현장에서는 처방 단계부터 환자의 투약 이력을 보다 폭넓게 확인하도록 제도가 바뀐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6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6년 마약류 안전관리 주요 업무’를 발표하고 의료용 마약류 오남용 통합감시시스템(K-NASS)을 본격 구축한다고 밝혔다.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NIMS)에 축적된 취급 보고 데이터에 보건복지부·법무부·건강보험심사평가원 등의 정보를 연계해 오남용과 불법 유통을 조기에 탐지·예측하는 것이 핵심이다.
K-NASS는 2024년부터 3개년에 걸쳐 구축 중인 시스템으로 AI 분석을 통해 의심 패턴을 자동 선별한다. 그동안 사람이 직접 데이터를 분석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감시 속도와 정확도를 높인다는 구상이다. 지자체 등 감시기관에는 맞춤형 정보와 지리정보시스템(GIS) 기반 시각 자료를 제공해 오남용 우려 의료기관을 집중 관리하는 데 활용한다.
의료 현장의 처방 관리도 강화된다. 식약처는 처방 전 환자의 투약 이력 확인 대상 성분을 기존 펜타닐 등에서 수면제 성분인 졸피뎀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의료진이 환자의 과거 투약 이력을 보다 폭넓게 확인한 뒤 처방 여부를 판단하도록 유도해 과다 처방과 중복 처방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동시에 통증 환자에 대한 경직된 기준은 손질한다. 복합부위통증증후군(CRPS) 등 희귀·난치질환의 특성을 반영해 질환·연령·처방 단계별 맞춤형 마약성 진통제 사용 기준을 마련한다. 오남용 관리는 강화하되, 치료가 시급한 환자가 필요한 진통 치료를 제때 받지 못하는 문제는 줄이겠다는 접근이다.
신종 마약류에 대한 대응 속도도 높인다. 식약처는 오남용 우려 신종 물질의 임시마약류 지정 예고 기간을 기존 1개월에서 2주로 단축하고, 우선 2군으로 지정해 관리 공백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관련 법 개정도 병행해 신종 물질이 확산되기 전에 규제망에 편입시킨다는 계획이다.
예방과 재활 정책도 확대된다. 대학생 마약 예방 활동단 운영 규모를 두 배로 늘리고, 유튜브·인스타그램 등 디지털 매체를 활용한 홍보를 강화한다. 마약 중독자에 대해서는 ‘찾아가는 상담’과 지역사회 기반 재활 연계를 확대해 사법 처분 이후의 사회 복귀까지 지원한다.
오유경 식약처장은 “마약류 관리를 예방·감시·재활로 이어지는 체계로 고도화해 국민 일상을 보호하겠다”며 “의료 현장에서는 보다 안전한 처방이 이뤄지고, 환자는 적정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제도를 정교화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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