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어의 코 속에는 물속에서 전기를 감지할 수 있는 로렌지니 팽대부(ampullae of Lorenzini)라는 전기수용체가 있다. 상어는 이것으로 전기장을 탐지해 방향을 정하고 사냥도 할 수 있다. 즉 샤크 쉴드는 상어의 로렌지니 팽대부에 불쾌한 느낌을 주는 전기장을 형성, 아무리 굶주린 망치머리 상어라도 가까이 오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하지만 지난 2005년 상어 습격 사례에 대해 조사를 하던 중 샤크 쉴드는 그 효능을 의심받게 됐다. 샤크 쉴드가 장착된 서핑보드에 백상어가 달려든 것. 다시 말해 샤크 쉴드를 장착했음에도 백상어가 서핑보드에 달린 미끼를 뜯어 먹은 것이다.
그렇다면 샤크 쉴드에서 나오는 전기장이 오히려 상어를 유인했다는 말인가. 샤크 쉴드의 공동설립자인 론 하틀리는 그럴 리 없다고 부인한다. 그 사례는 어디까지나 정식 시판되는 제품이 아니라 실험용 제품을 사용하던 중 벌어졌다는 것.
하지만 전문가들은 회사의 이 같은 주장을 완벽히 수긍하지 않는다. 롱비치 소재 캘리포니아 주립대학의 해양생물학자인 크리스토퍼 로위는 상어가 특정 전기장을 접하면 도망간다는 연구결과가 있기는 하지만 배가 아주 고프다든지 해서 대단히 강한 의욕을 가진 상어의 경우에는 그런 전기장을 뚫을 수 있다고 말한다.샤크 쉴드의 효능을 부정할만한 근거는 또 있다. 이 기기는 바다 위에 정지해 있을 때는 효과가 있지만 움직일 때는 효과가 떨어진다는 것.
전기장이 상어를 일시적으로 놀라게 할 수도 있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한 종류의 기기가 모든 종류의 상어를 격퇴하거나 유인할 것으로는 보지 않는다. 데이비스 소재 캘리포니아 대학의 동물행동학자인 피터 클림리는 동물의 행동은 여건에 따라 달라진다고 말한다. 그래서 동물을 상대로 100% 효과가 있다는 식의 주장은 거짓말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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