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금속 팬 녹이는 베이컨의 불꽃

베이컨은 맛있는 고기지만 금속 팬 녹일 수 있을 정도의 에너지 갖고 있어

얼마 전 필자는 베이컨의 에너지만 가지고 금속 팬을 반으로 녹여 자르는 장비를 만들었다. 주말 내내 열심히 땀을 흘렸지만 처음에는 잘 되지 않았다.

하지만 7점의 베이컨과 오이를 사용해 점화하고 가열하자 성공이 눈앞에 있었다. 필자가 이번에 만든 장비는 일종의 서멀 랜스(thermal lance)다. 일반적인 서멀 랜스는 철로 만들어지며, 무너진 빌딩의 철제 구조물을 열로 잘라내고 인명을 구할 때 쓴다.

서멀 랜스는 철과 마그네슘 막대가 들어간 파이프 안에 순수 산소가스를 불어넣어 작동한다. 철과 마그네슘은 산소 100% 상태일 때 인화성이 높아지며, 한 번 불이 붙으면 엄청난 열을 발생시킨다.

그 결과 과열된 철 플라즈마가 파이프 바깥으로 나오는 것이다. 그 플라즈마만한 파괴력을 발휘하는 도구는 거의 없다. 하지만 산소 100% 상태에서 인화성이 높아지는 것은 비단 철만이 아니다.

기름진 베이컨 또한 엄청난 에너지를 단백질과 지방의 형태로 가지고 있다. 사람은 베이컨을 먹어 소화시킴으로서 이 에너지를 섭취할 수 있지만 순수한 산소에 접촉시켜 연소시킴으로서 이 에너지를 사용할 수도 있다.

하지만 베이컨을 연소시키기만 해서는 소용이 없다. 무려 2,760℃에 이르는 베이컨 플라즈마 화염에 견딜만한 물리적 구조를 갖추고 있어야 쓸모가 있다.

필자는 이탈리아의 고급 베이컨인 프로슈토를 사용했는데, 고기치고는 꽤 괜찮은 물리적 강도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필자는 이 프로슈토를 유리섬유 막대에 감은 다음 따뜻한 오븐 속에서 밤새 구워 수분을 완전히 없앴다.



그리고 이렇게 만든 7개의 유리섬유 막대를 또 다른 프로슈토를 사용해 하나로 묶은 다음 단단해지고 마를 때까지 재차 구웠다. 기밀성을 확보하고 외부표면의 인화성을 낮추기 위해 필자는 이 연료 코어를 굽지 않은 프로슈토로 감싸고 한쪽 끝을 산소 호스에 연결했다.

이렇게 해서 만든 불꽃이 금속 팬을 빨갛게 달굴 때 필자가 얼마나 기뻤는지 상상할 수도 없을 것이다. 금속 팬에서 스파크가 튕기더니 불꽃은 금속 팬을 뚫고 반대편까지 뿜어져 나왔다. 필자는 아마 역사상 처음 베이컨 불꽃으로 금속 팬을 자른 사람일 것이다. 필자가 만든 이 서멀 랜스는 1분 동안이나 불을 뿜었다. 그런데 더 쉬운 방법으로도 할 수 있었다. 필자는 식물성 소재로 서멀 랜스를 만드는 법도 연구했기 때문이다.

즉 속을 비워 파이프 형태로 만든 오이를 외부 파이프로 사용하면 완벽하다는 것을 알아낸 것이다.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오이도 압력에 버티는 능력이 매우 뛰어나다. 그리고 껍질이 부드럽기 때문에 산소를 공급해주는 파이프의 기밀성을 유지하기가 쉽다. 고기 연료를 넣은 오이 파이프는 2분 동안이나 불을 뿜을 것이다.

고기 대신 빵을 연료로 쓰면 완벽한 식물성 서멀 랜스가 되고, 꽤 멋진 불꽃을 뿜지만 유감스럽게도 오랫동안 타오르지 않는다. 이를 통해 식품도 엄청난 에너지를 갖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실험에서 순수한 산소는 식품 속의 에너지를 매우 신속하게 방출할 수 있게 도와줄 뿐 금속 팬을 자른 것은 어디까지나 베이컨 자체의 에너지다.

이것이 과연 가능한지 그렇지 않은지 실제 만들어보고 실험해봐서 판단하는 것은 독자의 몫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