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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중소형 원자로 수출 가속화

[녹생성장의 화두, 원자력 발전]

우리나라는 세계 6위권의 원자력 강국이다. 하지만 기술 도입 당시 체결된 한·미 원자력 협정에 발목이 잡혀 그동안 해외 수출에 많은 제약을 받아 왔다. 이 같은 한계의 극복을 위한 돌파구가 바로 국내 기술로 독자개발한 일체형 중소형 원자로 '스마트(SMART, System-integrated Modular Advanced ReacTor)' 다.

스마트는 원자로 내부의 제어봉, 스팀 제너레이터 등 핵심부품이 일체화돼 핵 비확산성 문제에서 자유롭기 때문이다. 또한 전기와 함께 담수의 공급이 가능해 대형 원전 도입이 어려운 동남아시아, 중동, 중앙아시아 지역으로의 수출에 최적의 조건을 갖고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스마트가 국내 원전 수주 열기를 가속화시킬 첨병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전력과 담수를 한 번에 공급=스마트는 한국원자력연구원이 독자 개발한 대형 상용 원전 10분의 1 크기의 열출력 330㎿급 중소형 원자로다.

전력 생산만 가능한 대형 원전과 달리 원자로에서 발생하는 열을 이용, 인구 10만명 이하의 도시에 전기와 물을 동시에 공급할 수 있다는 게 최대 강점으로 꼽힌다. 원자로 외부에 증기 터빈 발전기를 부착하면 하루 약 9만㎾의 전력 생산이 가능하며 해수 담수화 플랜트와 일체화시킬 경우 하루 약 4만 톤의 담수를 생산할 수 있다.

또 대형 원전은 가압기, 냉각펌프, 증기발생기 등이 원자로 외부에 배관으로 연결돼 있는 반면 스마트는 한 개의 압력용기 내에 이들을 일체형으로 내장, 주요계통을 단순화시키고 핵심 기기를 표준화·모듈화 했다. 따라서 각종 배관의 파손에 따른 방사능 물질 누출 우려가 없어 기존 원전 대비 안전성이 대폭 향상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스마트는 대형 원전과 달리 핵심 원천기술을 우리가 모두 확보하고 있다. 원자력연구원은 독자기술로 스마트의 원자로계통 기본 설계를 완성했으며 전산코드 등에 이르는 원천기술의 특허를 출원한 상태다.

또한 증기 발생기, 주냉각재 펌프, 제어봉 구동 장치 등 주요 핵심 기기의 축소시제품 제작 및 성능 시험을 실시해 국제원자력기구(IAEA)로부터 세계 각국이 개발중인 중소형 원자로 가운데 개발 정도가 가장 앞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개도국 대상 수출 가속화= 미국 에너지부(DOE)에 따르면 전 세계 중소형 원자로 시장은 오는 2050년까지 최대 1,000기의 신규 수요가 창출될 전망이다. IAEA 역시 향후 해수 담수화 용 1,000억 달러, 소규모 전력생산용 2,500억 달러 등 총 3,500억 달러 규모의 거대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예견하고 있다.

실제로 현재 개발도상국 등 신규 원 전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국가들 대부분은 대형 원전보다는 스마트와 같은 중소형 원자로 도입에 한층 적극적인 관심을 표명하고 있는 상태다.

이러한 분위기에 편승해 하나로는 아직까지 전력수요가 크지 않은 개도국들과 물이 부족해 바닷물을 담수화 할 필요가 있는 중동 및 아프리카 국가에 가장 이상적인 원자로로 부각되고 있다. 특히 카자흐스탄이나 칠레처럼 국토는 넓지만 인구밀도와 전력수요가 크지 않아 발전비용에 비해 송·배전 비용의 비중이 매우 높은 지역에 최적 이라는 평가다.

김학노 한국원자력연구원 스마트 개발본부장은 "스마트는 개발도상국, 섬나라 등 대형 원전의 설치가 불필요하면서도 물 부족으로 인해 해수 담수화가 요구되는 지역에 탁월한 효용성을 발휘할 수 있다"며 "이미 필리핀, 카자흐스탄, 인도네시아, 리비아, 칠레 등의 국가들이 스마트도입에 적극적 의사를 표명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본부장은 또 "스마트는 세계 각국이 경쟁적으로 개발하고 있는 중소형 원전 중에서도 가장 먼저 실증로 건설에 착수, 상용화 시기에서 앞서 있다는 것도 핵심 경쟁력의 하나"라고 강조했다.

● 컨소시엄 구성 표준설계인가 획득=구체적으로 원자력연구원은 오는 2016년까지 7,000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스마트 실증로를 건설할 예정이다. 벌써부터 이의 유치를 위한 각 지자체들의 물밑작업이 한창이다.



또한 원자력연구원은 이의 전단계로 오는 2011년까지 약 1,700억원(정부 700억원, 민간 1000억원)을 투입, 스마트 원자로의 기술 검증과 표준설계인가의 획득에도 나설 방침이다. 이를 위해 올해 말까지 원자로의 노심과 원자로 냉각계통 및 안전 계통의 표준설계를 마치고 모든 개별효과 검증시험을 완료하는 등 기술 검증을 수행할 계획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원자력연구원은 스마트의 조기 상용화를 위해 최근 국내 13개 기업이 참여하는 KEPCO 컨소시엄과도 협약을 체결했다. 컨소시엄은 내년까지 참여 지분에 따라 총 1,000억원의 분담금을 납부하게 되는데 표준설계 인가가 완료되면 성과물에 대해 공동 소유권을 갖고 향후 국내외에 스마트 원자로를 건설하는 후속 사업을 수행하게 된다. 원자력 연구원은 컨소시엄 참여 기업들의 해외 마케팅 네트워크를 활용함으로써 중소형 원전시장을 조기 선점한다는 복안이다.

양명승 한국원자력연구원장은 "이번 컨소시엄 구성을 통해 연구원과 한전 등이 힘을 합쳐 새롭게 열릴 중소형 원전 세계시장에 함께 도전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며 "내년 말까지 표준설계인가를 획득하면 스마트를 우리나라 원자력계의 새로운 대표상품으로 내세워 오는 2050년까지 3,500 억 달러에 달할 중소형 원전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덕=구본혁기자 nbgkoo@sed.co.kr


글로벌 원자력 인력양성으로 수출경쟁력 강화

연구용 원자로 '하나로'와 중소형 원자로 '스마트'의 개발을 통해 우리나라는 세계 6위권의 원자력 기술 선진국으로 진입하는 데 성공했다. 이처럼 국내 원자력 기술이 눈부신 발전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은 단연 우수한 인력의 양성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양질의 인력 육성과 그에 기반한 기술고도화는 국제 원자력계는 물론 원자력 발전사업 도입을 추진 중인 개발도상국들에게 하나의 롤 모델로 인식되고 있을 정도다.

이와 관련 한국원자력연구원은 국내 원자력 기술 수출 강화를 위해 신규 원자로 도입이 예정된 개도국의 원자력 인력들을 국내에서 교육시키는 일명 '친한(親韓) 기술화 프로젝트'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 최일선에 서 있는 것이 '국제원자력교육훈련센터(INTEC)'. 국내 원자력 기술 개발 경험과 노하우를 개발도상국에 전수하기 위해 지난 2002년 설립된 이 센터는 현재 IAEA의 지원을 받아 개도국의 원자력 인력 양성과 국제 교육협력에 앞장서고 있다.

원자로 및 핵연료 기술, 방사성동위원소 이용, 비파괴검사 기술, 법정보수교육 등 다양한 원자력 관련분야에 대한 교육훈련 프로그램을 자체적으로 개발, 운용 중에 있는 상태다.

INTEC의 개관이래 연간 약 200명이 센터를 찾고 있으며 지난해까지 거둔 교육실적만 248개국 약 1,750여명에 달한다. 최근에는 고급 전문인력 교육용 방사선계측 실습장비 구축과 실험모듈 개발을 완료해 방사선 측정 이론과 실험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도 제공함으로써 글로벌 원자력 인력양성소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에 힘입어 INTEC는 IAEA가 개도국 회원국을 지원하는 아시아원자력교육훈련네트워크(ANENT) 구축사업에도 참여 중이며 런던에 본부를 둔 세계 원자력대학(WNU)과도 글로벌 차세대 원자력 인재육성을 위해 함께 노력하고 있다.

특히 지난 2007년에는 아시아 국가 최초로 제3회 세계원자력대학 여름학교를 국내에 유치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당시 행사는 전 세계 35개국 102명의 젊은 원자력 과학기술자들이 참가, 국내 원자력 기술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는 무대가 된 바 있다.

또한 원전 도입을 희망하는 개도국의 정부 관계자들이 수강생으로 대거 참여했기 때문에 향후 이들이 우리나라의 원자력 기술과 장비를 선택할 가능성을 높였다는 평가다. INTEC는 이를 기화로 한국과학기술대학원대학(UST)과 연계한 석·박사과정을 베트남 등의 우수학생들에게 제공하는 등 장기적 안목에서 미래 개도국 핵심인력을 인맥으로 구축하는 글로벌 원자력 인력양성 체계를 구축하기도 했다.

원자력연구원은 향후 베트남, 이집트, 남아프리카공화국 등과 원자력 교육훈련에 관한 협력을 확대함으로써 글로벌 원자력 인력양성과 교육훈련 사업을 주도하여 국내 원자력 기술의 해외시장 개척에 이바지한다는 계획이다.

INTEC의 남영미 팀장은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의 도움을 받았던 원자력 기술 수혜국에서 원자력 후발국들에게 도움을 주는 기술 공여국으로 변모해가고 있다"며 "이 같은 노력은 연구용 원자로 수출, 대형 상용 원전 수주 등 우리의 우수한 원자력 기술을 수출하는 기폭제가 될 것이 확실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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