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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애설계·경력진단으로 '평생현역' 대비를

[고령사회, 해법은 중장년 일자리]

< 중 > 인생 이모작 준비가 노후행복 첫걸음





#삼화페인트 환경안전팀장과 한국표준협회 전문위원으로 활동했던 박윤규(57)씨는 정년이 다가오면서 산업안전관리 경력을 살리는 방안을 모색했다. 그러던 차에 노사발전재단 중장년일자리센터에서 진행하는 ‘장년나침반 생애설계 프로그램’에 참여했고, 전문분야인 안전교육뿐 아니라 산업안전컨설팅과 진단 등으로 확장하는 도전을 택했다.

환경전문컨설팅 업체 에코네트워크 상무로 이직에 성공한 박씨는 “산업공학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산업안전 자격증도 여러 개 보유하는 등 꾸준히 자기 개발을 위해 노력해왔다”며 “경력·자격·학력 등을 포함하는 경력자산이라는 것을 알게 됐고,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 은퇴 전 미리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미소를 지었다.

고령화가 진행 중인 우리 사회에서 그간 쌓아온 경력을 활용해 인생 이모작을 시작한 박씨와 같은 사례는 극히 찾아보기 힘들다. 대다수 근로자가 직장생활 중에는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 생애 설계나 전직 준비가 미흡하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퇴직 후 자신의 지식과 경험을 활용하지 못한 채 장년층을 채용하는 곳에 맞춰 재취업을 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따라 재직 중에도 본인의 경력을 점검하고 미래계획을 수립하는 식으로 ‘평생 현역’에 대비해야 할 필요성이 높아졌다.

준비 부족한 베이비붐 세대, 퇴직 후엔 비정규직 전전



29일 한국고용노사관계학회장인 조준모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가 분석한 ‘한국과 독일, 미국의 은퇴과정 비교연구(은퇴 과정의 결정요인 발견)’에 따르면 퇴직 후 비연속적으로 일을 지속하는 집단(hopping type 퇴직 후 경력단절 경험하며 근로 지속)은 한국(18.41%), 미국(11.58%), 독일(10.96%)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연금제도가 미비한 영향도 있겠지만, 특히 우리나라가 자신의 경력자산을 활용해 인생 2라운드를 열지 못한다는 현실을 입증한 조사다.

조 교수는 “퇴직시 직무노동시장이 잘 설계돼야 본인의 직무능력을 살려 새로운 일자리를 구할 수 있다”면서 “우리 베이비붐 세대는 미리 대처하지 못하고 퇴직 후에 당장 생계유지를 위해 비정규직 혹은 단기 일자리를 전전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말했다.

경력 관리 고용부 프로그램 주목…직무 능력 활용해야





이와 관련해 고용노동부 산하기관인 노사발전재단에서는 45세 이상의 장년 근로자가 생애 후반부의 미래경력계획을 수립하고 경력관리 및 능력개발을 할 수 있도록 ‘장년 나침반 생애 설계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사무직·기술직·서비스직 등 직군별로 다양하다. 개인 근로자 대상인 일반과정과 기업에서 의뢰하면 출장교육을 하는 기업과정으로 나뉘는데 지난해 참여 기업과 인원은 각각 134개, 1만여명에 달한다. 다만 개인의 경우 평일 야간이나 주말 시간을 내야 하는 까닭에 여건이 쉽지는 않은 편이다.

류혜영 중장년일자리센터 책임컨설턴트는 “장년들을 위한 좋은 일자리가 부족한 데다 새로 훈련을 받아도 진입하기 쉬운 직무가 드물어 현재의 네트워크, 지식, 노하우를 활용하는 게 가장 성공 가능성이 높다”며 “일본처럼 기업에서 주도적으로 도입해 근로자에게 제공하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생애 설계에 대한 인식과 사례가 많지 않은 점을 고려할 때 개인의 책임으로 두기보다는 사회시스템 마련이 시급하다는 의미다.

협력사 이직 노하우 전수 등 사회 시스템 마련도 시급



일본에서는 커리어컨설팅에 대해 국가 자격화 하는 한편, 인력에 대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 필요한 기업에 제공한다. 대기업에서 나온 뒤 협력사로 이직해 노하우를 전수하며 경력을 이어가는 케이스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지만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는 “일본은 50대 근로자에 대해 인재은행을 통해 협력업체로 전직을 알선해주는데 근로자는 임금이 줄더라도 고용안정성을 보장받는다”며 “우리도 제도적으로는 확충되고 있는 단계인데 장년들도 일하는 문화, 근로 관행이 아직 자리 잡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세종=황정원기자 garde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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