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사설] 소비자 심리 나아졌다는 한은,국민이 공감하겠나

소비자심리가 호전되고 있다는 한국은행의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은이 지난주 말 발표한 8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소비자심리지수는 전달보다 1포인트 오른 102를 기록했다. 두 달 연속 상승이자 지난해 1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6개 구성 지수 중 향후 경기판단과 경기전망이 각각 0.3, 0.7포인트 오르며 지수를 끌어올렸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의 한국 신용등급 상향과 주가 상승, 정부의 확장적 재정정책 등의 영향으로 경기 인식이 좋아졌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수치만 본다면 머지않아 경제가 오랜 침체의 늪에서 빠져나올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질 수 있다.

물론 이대로만 된다면 더 이상 바랄 게 없다. 하지만 한은의 조사 결과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일 국민이 얼마나 될까. 가계부채는 2·4분기에 벌써 1,250조원을 넘어서며 경제를 압박하고 있고 소비성향도 70.9%로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국민만 위축된 게 아니다. 국내 총투자율은 같은 기간 27.4%로 6년9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내려갔으며 대기업들은 하반기 신규 채용을 줄이려는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 금리를 내렸는데도 국민·기업 할 것 없이 소비나 투자는 안 하고 오히려 저축만 늘리는 형국이다. 모두가 잔뜩 움츠리고 있는데 심리가 나아졌다는 조사 결과를 내놓으니 고개를 갸우뚱할 수밖에 없다.

통계가 유의미하려면 현실과의 교감이 있어야 한다. 결과에 대해 국민이 신뢰하고 공감할 수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국민은 갈수록 살기 힘들다고 하는데 통계수치만 내밀며 좋아졌다고 한다면 신뢰는 떨어질 수밖에 없고 나아가 정책불신으로까지 이어질 수도 있다. 이를 막으려면 소비자신뢰지수 조사 방법을 보다 정교하게 설계하고 대상도 현재의 2,200가구에서 더 확대하되 소득계층별로 좀 더 세분화할 필요가 있다. ‘통계는 최악의 거짓말’이라는 주장에 국민들이 고개를 끄덕이는 일은 없어야 하지 않겠나.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