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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정부, 복지 수당·서비스 350개 항목 제대로 알고나 있나

공짜복지 사업이 급증하면서 관련 예산이 눈덩이처럼 불고 있다. 서울경제신문에 따르면 정부가 올해 나랏돈으로 국민에게 제공하는 복지수당과 서비스 규모가 80조원에 달했다. 사회보장 시스템을 통해 확인된 것만 이 정도일 뿐 이 시스템을 거치지 않는 것까지 포함하면 총액이 얼마나 될지 아무도 모른다. 지원금만 급증한 게 아니다. 현재 정부에서 제공하는 복지수당과 서비스 항목은 알려진 것만도 총 350개, 지자체 서비스까지 포함하면 5,900개가 넘는다. 이 많은 공짜복지 제도 중 과연 정부에서 내용을 제대로 알고 있는 게 얼마나 되는지 궁금할 따름이다.

놀라운 일도 아니다. 선거가 있을 때마다 표를 얻기 위해 여야 할 것 없이 온갖 복지공약들을 쏟아냈다. 2012년 대선 이후 도입된 기초연금과 0~5세 영유아 및 아동 대상의 전면 무상보육도 큰 역할을 했다. 무책임 뒤에 남겨진 뒤치다꺼리를 하려면 새로운 항목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공짜복지가 불러온 후유증은 이렇게 컸다.

문제는 이게 끝이 아니라는 것이다. 복지예산은 법으로 규정된 의무지출이 대부분인데다 국민 생활에 직접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도입하면 취소나 수정이 거의 불가능하다. 그런데도 내년 대선을 앞두고 또 아동수당 신설, 기초연금 인상 같은 주장이 정치권에서 거침없이 흘러나오고 있다. 영락없는 2012년 대선의 재판이다. 국가채무가 2년 만에 100조원이나 급증하고 2060년에는 국내총생산(GDP)의 150%를 넘을 것이라는 잿빛 전망이 나올 수밖에 없다.



해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우선 부처별로 과잉중복 항목을 줄이고 부정 보조금 수령 등 새는 예산을 막는 등 복지 구조조정에 나서 예산의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 제대로만 이뤄진다면 현재보다 더 많은 국민이 더 많은 복지 혜택을 받게 될 것이다. 그런 다음에야 소득세나 부가세를 높이든 기형적으로 불어난 비과세감면을 정상화하든 증세를 논의할 수 있을 것이다. 국민에 대한 배신은 증세가 아니라 잘못된 공약에 대한 집착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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