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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시계 제로 기업환경에 내년 사업계획 엄두도 못낸다

대기업들이 내년 사업계획을 마련하느라 비상이 걸렸다고 한다. 서울경제신문이 10대그룹을 조사했더니 하나같이 새해 경영계획의 초안조차 제대로 잡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고 호소했다. 상당수 기업은 경영계획 수립을 최대한 늦추면서 당장 생존을 목표로 비용을 절감하는 긴축경영에만 급급한 것으로 파악됐다.

글로벌 경제전쟁의 최전선에서 뛰는 대기업들이 투자·고용계획 마련의 엄두도 못 낸다는 것은 여간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 일부 대기업들은 비상경영상황실인 워룸 설치까지 공공연히 거론할 정도다. 중소기업들은 대기업의 새해 경영전략을 바탕으로 사업계획을 만들기 때문에 사실상 산업계 전반에 투자위축의 한파가 우려되는 위험한 상황이다. 대내외 경영환경이 한치 앞도 내다보기 어려운데다 ‘최순실 사태’가 국정의 블랙홀로 작용하다 보니 기업들로서는 사면초가에 내몰린 셈이다. 설상가상으로 청와대의 강제기금 모집에 관련된 대기업들이 정치판의 동네북 신세로 전락한 것도 경영 공백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

그래도 미래 먹거리를 준비하겠다는 기업들의 분투는 희망의 빛을 던져준다. SK는 중국 기업을 인수하겠다고 나섰으며 LG도 전기차 배터리 사업 투자를 늘리겠다고 한다. 일각에서는 정국혼란으로 투자활동이 위축되지 않을까 가슴을 졸인다는 얘기도 들려온다. 이런 측면에서 미 백악관이 정권교체를 코앞에 두고도 태스크포스까지 꾸려 반도체 산업 육성에 나섰다는 소식은 부러울 따름이다.



새 경제팀은 산업현장의 절박한 상황을 인식하고 기업들이 불확실성의 늪에서 벗어나 경영에 전념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 산업계는 임종룡 경제부총리 후보자가 “현 상황을 경제위기 수준으로 인식한다”며 “어두운 곳에 등불을 비춰주겠다”고 강조한 대목에 기대를 걸고 있다. 새 경제팀은 매일같이 경제점검회의를 열어서라도 정책의 중심을 잡고 기업활동을 챙겨야 한다. 미증유의 국난을 헤쳐나가자면 더 이상 좌고우면할 시간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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