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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트럼프 대통령…한미 관계 시험대 위에 올랐다

‘설마’했던 시나리오가 기어이 현실이 됐다.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후보는 8일(현지시간) 백인 서민층의 결집에 힘입어 막판 e메일 스캔들 재부상에 발목이 잡힌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를 제치고 과반의 선거인단을 확보해 미국 45대 대통령에 당선됐다, 플로리다·노스캐롤라이나 등 경합주를 싹쓸이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정치 아웃사이더 대통령의 등장으로 미국의 대내외 정책은 일대 변화가 불가피해졌고 전 세계는 불확실성의 늪에 빠지게 됐다.

가뜩이나 시련의 세월을 보내고 있는 우리에게 ‘대통령 트럼프’는 충격 그 이상이다. 당장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는 유세 기간에 “한국과의 FTA로 일자리 10만개가 줄었다”며 전면 재협상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실현 가능성은 미지수지만 적어도 자동차·쌀 등 추가 시장개방 압력이 거세질 것임은 분명하다. 게다가 트럼프의 ‘미국 우선’은 전 세계를 보호무역 전쟁의 늪으로 몰아넣을 개연성도 있다. 그러잖아도 수출 부진에 시달리는 우리로서는 바람직하지 않은 시나리오다.

굳건한 듯 보였던 한미동맹도 시험대에 설 수 있다. 트럼프는 유세기간 동맹국들이 미국 군사력에 무임승차한다고 비판하며 한국에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요구했다. 심지어 주한미군 철수까지 거론한 바 있다. 오랫동안 우리나라를 괴롭혔던 지정학적 리스크가 다시 부상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힘들다. 트럼프 당선 소식에 코스피가 급락하고 환율이 요동친 이유가 여기에 있다.



경제·안보가 폭풍우 앞의 촛불처럼 위태로운데 국정은 보름째 마비 상태다. 경제팀은 수장이 누가 될지도 모른 채 방황하고 있고 외교안보팀도 작동 불능이다. 이대로 가다가는 내년에 큰 위기를 맞을지도 모른다. 경제팀을 서둘러 재정비해 위기관리에 나서는 한편 외교·안보라인을 총동원해 트럼프 정부와의 대화 채널을 구축하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대통령이 어렵다면 국회라도 나서야 한다. 여야를 가리지 않는 초당적 대처란 이럴 때 필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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