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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英·日서 성공한 ISA, 한국에선 왜 국민무능통장됐나

한때 ‘국민 만능통장’으로 불렸던 개인자산종합계좌(ISA) 가입자 이탈이 심상치 않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순감 조짐이 감지되더니 올 들어 가속화하는 추세다. ISA 가입자는 1월 말 기준 236만1,712명으로 한 달 전에 비해 3만명가량 줄어들었다. 누적 투자금액도 지난해 말부터 거의 제자리걸음이다. 가뜩이나 쥐꼬리만 한 수익률까지 겹쳐 국민 무능통장, 국민 외면통장으로 전락할 신세다.

소비자의 ISA 외면은 진작부터 예고돼왔다. 가입조건은 까다로운 반면 세제혜택은 극히 제한적인데다 수익률마저 뒷받침되지 않은 탓이 크다. 더구나 많지도 않은 비과세를 받으려면 3~5년 자금이 묶이는 바람에 ISA의 매력은 더욱더 떨어질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가 제도를 벤치마킹한 영국과 일본의 사정은 사뭇 다르다. 1999년 가장 먼저 도입한 영국은 18세 이상 성인의 절반가량이 가입해 ISA는 그야말로 국민통장으로서 손색이 없다. 2014년에 시행한 일본의 경우 영국보다 확산속도가 더디지만 전체 가입자의 60%가 60대 이상 고령층이라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3개국 ISA 성적표를 단순 비교하기는 곤란하다. 그럼에도 흥행 성적의 커다란 간극은 제도상의 차이에서 비롯된 측면이 크다. 영국과 일본은 성인이면 누구나 가입할 수 있는 반면 우리나라는 소득이 증빙되는 근로자와 사업자·농어민에만 해당된다. 영국과 일본은 비과세 한도와 중도인출에도 제한이 없다. 한마디로 우리는 가입자격부터 세제혜택까지 가장 인색하다.



조만간 ISA 출시 1년을 맞는다. 금융당국이 ISA 시행 1년을 계기로 활성화 방안을 마련한다지만 제도 하나하나 세제당국의 협력 없이는 불가능한 사안이다. 세제실이 ISA의 세수 측면만 보는 것은 단견이다. 국민 자산 증식과 노후 안전판 마련이라는 큰 틀에서의 전향적 시각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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