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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朴 전 대통령 구속… 한국 정치사의 반복되는 비극

박근혜 전 대통령이 검찰에 구속됐다. 이로써 박 전 대통령은 1995년 노태우·전두환 전 대통령에 이어 검찰에 구속된 세 번째 전직 대통령이라는 불명예를 남기게 됐다. 대한민국 건국 이후 배출된 11명의 대통령 가운데 퇴임 이후 보통사람의 생활을 하는 인물이 극히 드문 것은 우리 정치사의 비극이다. 이 때문에 한국 정치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꿔 이제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31일 초췌한 모습으로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박 전 대통령의 모습을 보는 국민들의 마음은 착잡하기만 하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 여부를 떠나 또 한 명의 전직 대통령이 감옥에 갇히는 신세가 됐기 때문이다. 물론 박 전 대통령의 구속은 어떻게 보면 자업자득의 측면이 있다. 박 전 대통령은 뇌물수수와 직권남용, 공무비밀 누설 등 무려 13개의 범죄 혐의를 받고 있다. 법원은 영장을 발부하면서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 사이의 공모관계가 성립한다고 판단했다. 이는 삼성을 비롯한 기업인 재판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우려된다. 삼성은 최씨 모녀에 대한 승마 지원이나 두 재단에 대한 출연이 청와대의 강요에 의한 것이라고 일관되게 주장해왔지만 박 전 대통령 구속으로 삼성의 이런 주장이 법원에서 제대로 받아들여지지 않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일고 있다. 어쨌거나 시시비비는 법정에서 증거를 통해 가려질 수밖에 없다.

이제 우리에게 남겨진 과제는 한국 정치를 근본적으로 변화시켜 이 같은 불행이 다시는 반복되지 않도록 하는 일이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승자독식의 정치체제와 제왕적 대통령제의 영향으로 민주주의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다. 이를 바로잡기 위해서는 대통령 한 사람에게 권력이 집중된 낡은 시스템을 바꿔 투명한 권력행사가 가능하도록 헌법의 틀을 다시 짜야 한다. 이 과정에서 대선주자들은 자신의 유불리를 따지기보다 국민 전체의 행복을 위한 최선의 방안이 무엇인지를 우선 고민해야 한다. 국민들도 진영 논리에 사로잡혀 편 가르기를 하기보다 어려운 국면을 슬기롭게 극복해나갈 방안을 찾는 데 힘을 합쳐야 할 것이다. 이를 통해 더 이상 전직 대통령이 퇴임 후 구치소에 수감되는 불행한 일은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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