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석희-홍준표 '한밤 중 설전' 정치권 강타

4일, 설전만 벌이다 만 화제의 인터뷰

하루종일 '실시간 검색어 최상위권'

정치권도 강타..."도를 넘었다"

5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부산·경남 선대위 발대식 겸 필승결의대회에서 홍준표 대선후보가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 연합뉴스

한밤 중 벌어진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선 후보와 손석희 JTBC 앵커의 ‘설전’이 화제로 떠오르며 5일 정치권을 강타했다.

전날 오후 JTBC 뉴스룸 화상 인터뷰에 응한 홍 후보는 손 앵커의 질문에 막무가내 태도로 일관했다. 홍 후보는 “작가가 써준 질문 읽지 말고 그냥 편하게 물으라”며 신경전을 시작했다. 손 앵커는 “필요한 말 같지 않다”며 거듭 질문했다. 이에 홍 후보는 “지금도 뭐 보고 읽는 것 아니냐”며 웃어넘겼다.

홍 후보는 또 ‘무자격 후보’라는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의 지적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도 “조선일보 보면 그 부분에 대해 자세히 말한 적 있다”면서 방송에서의 즉답을 거부했다. 이에 손 앵커가 “그럼 제가 인터뷰 할 이유가 없지 않느냐”고 반박하며 재차 물었다. 홍 후보는 “손 박사도 재판받고 있으면서 그런 질문하면 안 되지”라며 응수했다.

손 앵커는 “저는 적어도 출마는 하지 않았다. 제가 지금 재판받고 있는지 아닌지는 홍 후보가 그렇게 쉽게 말씀하실 내용은 아니다”면서 “지금 제가 앵커 자격이 없다는 말씀이신가”라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결국 이 인터뷰는 제대로 된 후보 검증 없이 설전만 벌이다 끝났다. 방송이 끝난 뒤 손 앵커는 “오늘 왜 이렇게 나를 괴롭히는 사람이 많느냐”고 한숨을 내쉬기도 했다.

해당 인터뷰 내용이 논란이 되자 이날 하루 종일 관련 검색어가 최상위권에 올랐다. 홍 후보는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나 “신경전 한 게 아니라 손 박사를 생방송에서 재밌게 해줘야겠다는 생각에서 그랬다”고 해명했다. 또 “천하의 손 박사가 당황할 때가 있더라”면서 “화가 많이 났더라”고 말했다.



한국당 관계자도 “좌파언론의 상징적 인물인 손 사장을 상대로 우파의 대표로서 당당히 맞섰다”고 자평했다. 이어 “이번 방송을 보고 보수 우파들이 열광했을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그러나 야권 등 다른 정당에서는 홍 후보의 부적절한 태도를 문제삼았다. 유 후보측 지상욱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내 “오만한 태도와 비겁한 답변 회피, 궤변을 넘어선 국민모독은 이제 정상 수준이 아니다”라며 “정치를 극도로 혐오하게 국민을 내몰고 보수를 궤멸시켜 문재인에게 정권을 가져다 바치려고 아주 작심을 한 듯하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전해철 최고위원도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도를 넘은 노이즈 마케팅은 대선의 질을 떨어뜨리고 국민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대통령 후보에 걸맞은 최소한의 품격을 지켜야 한다”며 홍 후보의 태도를 지적했다.

/강신우PD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