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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기본 제공 데이터 1.3GB…보편적이지 않은 '보편요금제'

무제한 요금·와이파이 고려않고

4G 일반요금제 데이터량만 기준

월 1.3GB 데이터만 제공할 듯

"간단한 웹서핑·메신저밖에 못해

기준 4G 전체 가입자로 늘려야"





문재인 정부가 야심차게 추진 중인 보편요금제가 대다수 국민의 데이터 소비 패턴을 반영하지 못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보편요금제가 수년째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는 일반요금제 데이터 이용량을 기준으로 데이터를 산출하고 있어 요즘제가 도입되더라도 이용자의 실익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무제한 요금제 가입자가 늘어나고 있는 최근 추세를 반영해 보편요금제의 기준을 근본적으로 손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6일 서울경제신문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통계를 분석한 바에 따르면, 무제한 요금제를 제외한 4G 요금제 가입자의 월 평균 데이터 이용량(6월 기준)은 1,895MB다. 2015년 6월의 1,948MB보다 오히려 떨어졌다. 각종 동영상 서비스 증가로 데이터 부족을 호소하고 있는 이들이 늘어나는 현실을 고려하면 납득이 가지 않는 수치다. 반면 무제한 요금제를 포함한 4G 가입자 1인당 월 평균 데이터 이용량은 2년 전 3,642MB에서 지난 6월 6,664MB로 2년 만에 두 배나 뛰었다.

이는 일반 요금제에서 무제한 요금제로 갈아타는 이용자들이 지난 2년새 급속히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현 요금 체계 하에서는 무제한 요금제로 갈아타는 게 합리적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예를 들어보자. SK텔레콤(017670)의 ‘밴드 데이터 2.2G’ 요금제는 월 2.2GB 데이터를 제공하고 월 요금은 4만6,200원이다. 한도 소진 후 1MB의 데이터를 추가 이용 시 22원이 과금되며 추가 과금은 ‘요금 상한제’를 통해 1만9,800원(880MB 상당)을 넘지 않도록 설정돼 있다. 하지만 이마저도 추가로 3GB 이상의 데이터를 이용하면 속도가 200Kbps 수준으로 확 떨어진다. 반면 무제한 요금제인 ‘밴드 데이터 퍼펙트’의 월 요금은 6만5,890원이다. 밴드 데이터 2.2G 요금제에 추가 과금 상한인 1만9,800원을 합친 비용보다 부담이 적다.

이통3사 와이파이 무료 개방 등의 영향으로 와이파이 이용량이 지난 6월 1만7,004테라바이트(TB)로 2년 만에 2배 가량 늘어난 점도 일반 요금제 가입자들의 데이터 소비를 줄이는 데 크게 기여했다는 분석이다. 데이터를 알뜰하게 쓰는 이용자들을 중심으로 일반 요금제를 유지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문제는 과기정통부가 추진 중인 보편요금제가 일반 요금제 가입자를 기준으로 데이터 이용량을 산출한다는 점이다. 과기정통부의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28조 3항은 ‘보편요금제의 제공량은 일반적인 이용자의 전년도 평균 이용량의 100분의 50 이상 100분의 70 이하로 한다’고 돼 있다. 때문에 지난 6월을 기준으로 할 경우 보편요금제의 데이터 최대 제공량은 1,326MB인 반면 2015년 6월을 기준으로 할 경우 최대 데이터 제공량이 1,363MB로 오히려 높게 나온다. 보편요금제 기준이 2년마다 재검토된다는 점에서, 현재 추이를 감안하면 보편요금제의 데이터 제공량은 2년마다 제자리 걸음을 하거나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결론이 나온다.

과기정통부는 전문가·소비자단체·이통사 등으로 구성된 협의체를 통해 의견을 수렴한다는 계획이지만 관련 법률 자체가 ‘평균 이용자의 평균 이용량’을 기준으로 요금제를 설계하고 있는 만큼 근본적인 변화는 어려울 전망이다. 보편요금제 신설 등의 방안이 담긴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은 내년 초 정기국회에 제출돼 이르면 내년 상반기 시행된다.

통신 분야의 한 전문가는 “현재 기준으로는 보편요금제의 데이터 제공량이 1.3GB 정도가 될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간단한 웹서핑과 모바일 메신저 정도만 가능한 수준”이라며 “기준 데이터량을 무제한 요금제 가입자를 포함한 전체 4G 가입자로 확대하는 등의 조치가 없으면 보편요금제는 기본료 폐지에 실패한 문재인 정부의 ‘생색내기용 요금제’라는 비판에 직면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양철민기자 chop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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