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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감사원 출신 금감원장 내정설에 대한 시장의 우려

신임 금융감독원장에 김조원 전 감사원 사무총장이 사실상 내정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감독원은 물론 금융권 전체가 술렁이고 있다. 만약 최종 낙점된다면 비금융계 출신 감독수장은 처음이다. ‘금융경찰’로 불리는 금감원 수장에 금융 문외한을 기용하려는 데 대해 적이 당혹스럽다. 복잡하기 그지없는 금융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는 감사원 출신이 제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의문스럽기 때문이다.

김 전 총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참여정부의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있을 때 공직기강비서관을 맡은 뒤 감사원 사무총장을 지냈다. 2015년부터 현재의 여당에서 당무감사원장으로 일하기도 했다. 이런 경력은 전문성을 도외시한 ‘코드·보은 인사’ 논란을 피할 길이 없다. 전문성을 갖춘 인물을 적재적소에 배치하겠다던 대선 공약과도 어긋난다. 반관반민 조직인 금감원은 건전한 신용질서와 공정한 금융거래 관행 확립을 목적으로 한다. 금감원과 감사원은 같은 공적 감독기구지만 시장질서를 바로잡는 것과 공직사회의 기강을 잡는 일은 천양지차다. 시장질서를 감사원식 비위 적발로만 확립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시장과 원활하게 소통해야 하고 금융산업 발전에도 기여해야 한다. 금융 전반에 대한 이해도와 경험·학식이 뒷받침돼야 가능한 일이다.

시장에서는 금감원을 감독하는 상급기구인 금융위원회의 무게감이 떨어져 서로 다른 목소리가 나올 것을 우려하는 모양이다. 현 정부 실세들과 네트워크를 가진 김 전 총장에 비해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정권 창출에 아무런 지분이 없다. 가뜩이나 청와대 실세 경제참모의 득세로 ‘김동연 패싱’ 논란이 적지 않은 마당이다. 금감원장은 국회 인사청문회 대상이 아니지만 검사·감독권을 가져 금융권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단순 집행기구인 부처 산하 외청과는 기본적으로 성격이 다르다. 이런 중차대한 자리에 과거에 함께 일했다는 인연만 앞세운다면 시장이 납득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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