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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 맞은 포항 상인 만나보니] "명물 과메기도 안 팔려…어떻게 견딜지"

"작년 이맘때 인산인해였는데"

지진 직후 손님 3분의2 줄어

제철 과메기·대게도 매상 뚝

"정부 지원, 집 잃은 사람에 집중

후순위 밀려도 하소연할 곳 없어"

19일 오후 포항 죽도시장이 한산하다. 죽도시장은 과메기와 대게가 제철을 맞는 초겨울이면 늘 발 디딜 틈이 없었다. /포항=장지승기자




“과메기· 대게 철이 시작됐는데 가게는 찬바람이고, 그렇다고 하소연할 데도 없고….” 포항 상인들이 지진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

경상북도 포항시 북구 죽도시장 항구 가에 줄지어 선 횟집과 수산물 가게는 늘 사람들로 붐빈다. 특히 포항의 명물 과메기를 비롯해 대게가 제철을 맞은 초겨울은 그야말로 인산인해를 이루며 흥이 넘쳐난다. 하지만 올해는 다른 세상이다. 포항 지진의 직격탄을 맞으면서 항구 시장은 순식간에 활기를 잃어버렸다.

19일 오후 죽도시장에서 만난 상인 강진석(46)씨는 “지진이 난 날부터 손님 3분의2가 줄고 매상도 20~30%밖에 안 된다”며 “금·토·일엔 가게 맞은편 대형 주차장에 버스가 가득 차고, 인도는 발 디딜 틈 없어야 하는데, 지금은 말 그대로 한산하다”고 울상을 지었다. 다른 A씨는 “장사하는 사람이 앓는 소리 해 봤자 엄살이라고 한다”며 “지진에 집도 잃은 사람이 많은데 어떻게 하겠나, 있는 대로 해야지…”라며 한숨을 쉬었다.

2,500여 개의 점포가 모인 죽도시장은 포항의 중심에 있다. 포항의 대표 특산물인 과메기와 대게마저 힘을 쓰지 못하면서 시장 전체가 기운을 잃었다. 편의점을 하는 김용인(61)씨는 “장사 3년 만에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며 “앞으로 어떻게 견뎌야 할지 막막하다”고 어깨를 늘어뜨렸다.

실제로 이지역 상인들도 적지 않은 건물피해를 입었다. 더 큰 문제는 손님이 사라진 것. 지난 15일 이후 닷새째 대부분 가게들이 공치고 있다. 그렇다고 정부나 지자체의 지원이나 관심도 없다. 사상 최악의 지진 피해에 전국의 모든 관심이 아파트 등 진앙지 주위의 건물피해와 이재민들에게 집중돼 있는 것이다. 상인들의 피해는 당장 집을 잃은 사람들에게 뒷순위로 밀리고 있다.



19일 오후 포항 영일만해수욕장이 지진으로 인해 한산하다. 영일만해수욕장은 주말이면 늘 사람들로 가득 찼다. /포항=장지승기자


포항 상인들은 지난해 9월 12일 발생한 경주 지진으로 인해 겪었던 경주 지역 상인들의 고통을 답습하지 않을까 걱정이다. 경주 방문 관광객 수는 지난해 9월 이후 월평균 100만 명에서 6개월 동안 거의 반 토막 난 상태를 유지했다. ‘수학여행의 메카’로 불렸으나 ‘지진 도시’의 낙인이 붙으면서 1년이 지난 현재 불국사 아래 경주시 진현동의 숙박업소 20개 가운데 절반가량이 문을 닫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주시의 갖은 노력으로 가족·커플 단위의 개인 관광객이 늘면서 최근 예년 수준까지 근접했지만 이번에는 이웃 포항 지진으로 ‘지진 도시’라는 트라우마를 되살리고 있다.

이와 관련, 포항시는 지진으로 입은 상인들의 피해 규모를 조사 중이며, 이른 시일 내에 지원 대책을 마련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포항=장지승기자 jj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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