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음파 스프레이'로 고성능 재료 '뚝딱'

UNIST 교수팀 '화학반응' 규명

이차전지 등 신소재 응용 가능

초음파 스프레이 기술을 개발한 UNIST 권태혁 교수팀(왼쪽부터 신현오 연구원, 김현탁 연구원, 권태혁 교수) /사진제공=UNIST

화학반응에 필요한 고온이나 진공 같은 까다로운 조건 없이 가습기 등에 쓰이는 초음파로 고성능 재료를 만드는 기술이 개발됐다. 이차전지 재료 등 다양한 신소재 분야로 응용할 수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자연과학부의 권태혁·백종범·박노정 교수팀은 초음파 에너지와 미립자화 반응을 결합한 ‘초음파 스프레이 화학반응’을 이용해 탄소 나노소재 내에 질소를 고정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권태혁 교수팀의 ‘초음파 스프레이’는 가습기와 비슷한 원리로 작동한다. 가습기가 물 입자를 미세하게 만들어 공기 중에 뿌리는 것처럼, 이 장치는 탄소 나노소재 잉크를 미세 입자로 만들어 압축 질소 기체에 의해 분무한다. 이 과정을 통해 탄소 나노소재에 질소가 효과적으로 고정된다. 이 기술은 질소나 산소처럼 화학반응이 잘 안 일어나는 기체를 탄소 나노 재료에 손쉽게 도입시키는 혁신성에서 주목받았다. 또 화학반응이 빨라 경제적이고, 초음파 에너지 자체가 친환경적이라는 장점도 있다.



연구진은 초음파 스프레이 화학반응으로 만든 탄소 나노 재료로 세계 최고 성능의 슈퍼커패시터 전극도 제작해 선보였다. 슈퍼커패시터는 충전과 방전을 할 수 있는 이차전지의 일종으로 에너지 용량은 적지만 출력이 높아 항공우주·군사·자동차에서 주목받는 에너지 저장장치다.

권태혁 교수는 “이번 연구는 탄소와 다른 원자를 결합하는 화학반응의 새로운 합성법을 개척했다”며 “에너지 소재를 합성하는 기술에 새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에너지 소재 시장에서 파급력이 있을 원천기술을 확보한 것”이라고 연구 의미를 짚었다.

/울산=장지승기자 [e-mail]